[전문가 기고]성공적 유연 근무, 이메일 의존도부터 낮춰야

Photo Image
정응섭 슬랙 한국 지사장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이메일을 사용하면서 중요한 보고서를 엉뚱한 사람에게 보내거나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몇 주가 지나도록 수신자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한 번에 내용을 따라잡아야 하는 등 에피소드를 겪은 적이 있을 것이다. 올해는 더 이상 직장에서 이러한 불편함을 겪지 않아도 된다. 충분히 이메일을 대체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유연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멀지 않아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의 디지털 본사에서 이메일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메일이 등장한 지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서 계속 쓰이는 이유를 알아보자.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문화적 습관이다. 조직은 항상 이메일을 사용했기 때문에 계속 이메일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메일이 오랫동안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은 광범위한 소프트웨어 제품군이라는 점을 미루어볼 때 앞으로 이메일을 사용함으로써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메일은 조직 내외의 소수 인원과 소통했을 때나 정교한 멀웨어 공격이 발생하기 이전에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업무 환경은 미처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업무 환경은 어느 때보다 교차 기능적이고, 분산돼 있으며, 유연하다. 많은 근로자가 다른 시간대 다른 부서 및 조직의 동료와 협력하며 일한다. 이에 반해 이메일은 중요성이나 긴급성의 차이 없이 차례로 쌓여서 복잡한 업무에 적합하지 않은 툴이 됐다. 이러한 이메일의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완전히 생소한 기술을 도입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는 이미 일상생활에서 편리한 최신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해 친구나 가족과 연락하고 있고, 이런 소통 방식을 비즈니스에 그대로 적용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메일에서 벗어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메일 기반에서 채널 기반 메시징 플랫폼과 같은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전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주제, 프로젝트, 이니셔티브 등을 중심으로 효율적인 업무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조직 전반에 걸쳐 원활한 협업을 가능하게 한다. 채널 내 모든 직원이 동일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며, 꽉 찬 수신함을 뒤지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우선순위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비동기식 작업 속도를 높여 줘 업무 효율성을 보장한다. 비동기식으로 작업 기능은 오늘날의 하이브리드 및 유연 근무를 가능하게 하고, 연결되고 포괄적이며, 장소에 구애받지 않도록 해 준다.

'롯데온'도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의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변화를 시도한 기업 가운데 하나다. 롯데온은 슬랙을 통해 모든 팀이 원활하게 업무를 진행하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 기존의 보고 형식과 다른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이제는 롯데온의 고유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롯데온은 이메일 의존도를 대폭 줄이며 하이브리드 업무 공간에서 유연한 근무 환경을 제공할 수 있었다.

채널 기반 메시징 플랫폼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내부 직원뿐만 아니라 파트너, 고객, 벤더 등을 채널에 안전하게 추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통합 및 자동화 기능을 통해 다른 툴을 연결하고 업무를 간소화하게 해 준다.

이처럼 이메일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이유가 분명함에도 직장 내 주요 커뮤니케이션 수단 가운데 하나를 변경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불과 하룻밤 사이에 이메일 사용을 중단하고 바로 새 시스템을 도입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이메일의 대안을 도입할 준비가 되었거나 기업의 다른 이해 관계자에게 이메일에서 벗어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한 확신을 주고 싶다면 지금부터 천천히 변화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내 작은 팀 차원에서 먼저 테스트해 보는 것이 우선시된다. 팀 구성원에게 테스트의 목표를 알려주고, 효과가 있는 항목과 그렇지 않은 항목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 경우 결과에 따라 솔루션을 더 광범위하게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총 3200억건의 이메일이 발송됐고,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제 기업은 이메일에 대한 업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더 나은 업무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이를 하나의 도전과제로 여기기보다 빠르게 진화하는 업무 환경 속 효율성 확보를 위한 기회로 봐야 한다. 더 이상은 친숙함 때문에 비효율성과 비용적인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을 고집하기보다, 날개를 펴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할 때다.

정응섭 슬랙 한국 지사장 ejoung@slack-corp.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