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25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나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전망했다. 아람코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으로 세계 최대 석유 회사로 꼽힌다.
나세르 CEO는 “글로벌 석유 재고는 낮은 상태”라면서 “현재 전 세계 잉여 생산능력은 전체 석유 수요 대비 1.5% 수준으로 에너지 공급이 매우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나세르 CEO는 현재 석유 및 천연가스 가격 폭등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기인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각국이 석유 및 천연가스 분야 투자에 소홀했던 반면에 에너지 전환을 가속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구체 원인으로 △석유·가스 투자 축소 △석유 및 석탄 화력발전소 해제 △에너지 공급 다변화 실패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반대 △탈원전 정책 등을 제시했다.
나세르 CEO는 “각국이 전통 에너지를 축소하면서 그 대안으로 비현실적인 대체에너지 계획을 추진했다”면서 “그 결과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장기간 심각한 에너지 부족과 생활비 급등에 시달리게 됐다”고 비판했다.
앞서 아람코는 석유·가스 투자 부족을 지속 경고하고, 나세르 CEO는 세계가 재생 및 저탄소 에너지 전환에 대해 준비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나세르 CEO는 석유 생산자들이 단기간 내 석유·가스 투자를 늘릴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석유업계로 비난 목소리가 커지는데 대해 차단에 나선 것이다.
아람코에 따르면 글로벌 석유·가스 투자는 2014년 7000억달러(987조5600억원) 규모에서 2021년 3000억달러(423조1200억원) 규모로 절반 안팎 감소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