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형 지주사인 SK㈜는 첨단소재, 그린, 바이오, 디지털 등 4대 핵심 사업 기술력과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SK㈜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약 1조7000억원을 투자,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같은해 1월 미국 수소에너지 기업 플러그파워에 9000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3월 프랑스 유전자·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 이포스케시를 인수했다. 4월에는 급속전기충전기 제조사 시그넷 EV를 인수했고, 5월에는 차세대 리튬메탈 배터리 제조사 솔리드 에너지시스템에 투자했다. 6월에는 미국 청록 수소 생산 기업 모놀리스 지분을 매입했다. 투자 속도 및 규모는 예년 수준을 뛰어 넘었다.
올해 SK㈜는 경영체계 고도화를 통한 실천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생산기업(CDMO) CBM에 4200억원을 투자, 2대주주에 올라섰다. 4월에는 약 1200억원 투자해 지난해 투자한 예스파워테크닉스 경영권을 인수했다.
SK㈜가 투자한 목록을 보면 전고체배터리(SES), SiC전력반도체(예스파워테크닉스), 동박(왓슨) 등 전기차 관련 첨단소재부터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생산(CBM), 유전자가위 기술(진에딧), 항체의약품 생산(하버바이오메드),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스탠다임) 등 바이오 영역에 이르기까지 이머징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또 친환경 대체육(미트리스팜), 대체 단백질(퍼펙드데이, 네이처스파인드) 등 푸드테크, 글로벌 수소에너지(플러그파워), 청록 수소(모놀리스) 등 신에너지 영역을 망라한다.
SK㈜는 대규모 투자 성과를 올리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타법인 출자 규모는 22조741억원으로 2017년(16조3471억원) 대비 약 35%(5조7270억원) 급증했다. 관계사 지분평가액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SK증권과 SK해운 등 지분을 매각하는 등 포트폴리오 조정이 동시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종속·관계기업 투자 지분을 처분해 벌어들인 돈은 1963억원에서 1조665억원으로 약 5배 증가했다.
SK㈜는 자회사 브랜드 사용료와 배당에 의지하지 않고, 미래 사업 육성과 투자 활동으로 수익을 적극 창출한다는 점에서 국내 지주사 가운데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LG, 롯데지주㈜, ㈜GS 등 다른 대기업 지주사가 SK㈜를 벤치마킹, 투자형 지주사로 잇달아 전환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SK㈜는 4대 핵심 사업 중심으로 프라이빗에쿼티(PE)처럼 투자를 가속, 기술 및 사업 경쟁력을 지속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SK㈜ 관계자는 “성공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했고, 수익 실현 시점이 순차적으로 도래하고 있다”면서 “SK바이오팜 상장 및 일부 지분 매각 등에 성공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파이낸셜 스토리 실현으로 투자선순환 구조 구축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면서 “명실상부 투자 전문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