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이 1171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지만 기업들이 체감하는 수출경쟁력은 선두 경쟁업체 수준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품질·디자인·서비스 분야에서 우위지만 가격·판매 및 마케팅에서 역부족이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출경쟁력 실태 설문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 설문은 지난해 수출실적 50만달러 이상 중소기업 1025개를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다.
보고서는 우리 중소기업이 선두 경쟁업체와 비교해 경쟁우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기업들의 종합경쟁력은 98.3으로 소폭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업력 16년 이상 기업 종합경쟁력도 97.4로 낮았다.
종합경쟁력은 주력 수출시장에서 선두 경쟁업체 경쟁력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기업이 스스로 평가한 자사 경쟁력 수준이다.
부문별로는 품질, 디자인, 서비스 분야가 각각 108.9, 104.8, 105.2를 기록해 우리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가격(95.6)과 판매 및 마케팅(99.0) 경쟁력은 선두 경쟁업체에 비해 부족했다.
향후 수출이 악화할 것을 전망하는 기업이 많았다. 기업 71.8%가 '작년과 비슷하거나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이유로 '원·부자재 수급난 및 가격 상승' 66.6%, '글로벌 경기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 58.9%가 많이 꼽혔다.
우리 중소기업은 수출 악화에 대비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가격·마케팅경쟁력을 보완하기 위해 원가절감, 유통·판매 채널 강화에도 힘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 기업 47.5%가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제고'를 최우선 전략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유통·판매 채널 강화 15.3%,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품질개선 10.9%이 이었다.
수출업력이 길수록 신사업 추진에 소극적으로 나타났다. 수출업력 8년 미만 기업 83.6%가 신사업 진출을 추진 중이거나 추진 예정이었지만 같은 기준 16년 이상 기업은 70.6%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대외환경 악화, 규제 장벽 등으로 수출업력이 긴 기업도 경쟁우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수출 초보기업 중심인 정부 지원 수혜대상을 확대하고 기업 특성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