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41〉21세기 재부상하고 있는 '지도'가 산업경쟁력 좌우

최근처럼 우리 사회에서 지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적은 없는 듯하다. 여기서 말하는 지도란 우리가 흔히 서점이나 교과서에 수록돼 있는 국내 지도 내지 세계지도같은 게 아니라 자율주행시스템이 가동되기 위해 필요한 고정밀지도 또는 도로 밑 지하 도면, 도로상 3차원 지도 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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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산업적으로 가장 급부상하고 있는 지도는 자율주행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정밀지도(LDM, Local Dynamic Map)다. 자율주행을 포함한 지능형 교통체계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정보에 대한 포괄적인 개념을 LDM이라 한다. LDM에 속하는 정보는 정보센터, 노변 정보스테이션, 차량 장착센서, 주행정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공한다.

LDM은 물리적인 도로 인프라와 같은 정적인 데이터(permanent static data)부터 자동차와 보행자를 포함한 매우 동적인 데이터(highly dynamic data)까지 네 가지로 구분한다.

정밀도로지도는 이중 정적인 부분에 해당하는 도로 인프라와 도로 주변 시설물 정보를 높은 정확도로 구축한 입체적 공간정보다. 자율주행차는 측위 시스템과 정밀도로지도를 기반으로 해 센서가 감지하는 영역 밖 도로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GPS 음영 등 이유로 차량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영역에서 주변 공간과의 상대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정밀도로지도는 자율주행의 의사결정 단계에 사용되는 정보이므로 정확성과 최신성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정밀도로지도를 빠르게 구축하는 것만큼 정확하고 효율적인 갱신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과제다.

정밀도로지도는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법으로 갱신될 수 있다. 이중 갱신정보를 도로상의 변경이 일어나기 전에 파악할 수 있는 도로관리기관에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연계체계를 만드는 것이 갱신사항이 반영되는 시간을 단축하고 갱신을 효율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정밀도로를 효과적으로 갱신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점군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도로에 일어난 변화 정보 없이 차량을 정기적으로 운행해 도로상 데이터를 재취득하고, 기존데이터와 상이한 부분을 추출(알고리즘, 육안 확인)해 데이터를 갱신하는 방법이다.

다음으로 변화탐지 센서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라이다 센서보다 저렴한 영상 센서를 많은 차량에 탑재한다. 기존 정밀도로지도와 다른 곳을 알고리즘을 이용해 추출하고, 점군데이터 재취득이 필요한 곳만 차량을 운행하는 방법이다. 이런 방식은 도로관리청의 패트롤카, 택시, 공유차량 등에 변화탐지 센서를 장착해 상시 운용할 경우 수월하게 도로 상황을 갱신할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도로관리청의 공사 정보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도로관리청 및 도로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업체에서 공사위치와 공사 내용 등 공사계획 정보를 사전에 공유한다. 공사 중에 발생하는 차로 차단 정보는 주행 안내에 활용하고, 공사 후 변경 내용에 대해서는 정밀도로지도를 갱신하는 데 사용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현재 이상에서 열거한 방법 중에서 무엇이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대표적인 미래 신산업이라 할 수 있는 자율주행자동차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고정밀지도를 구축해 민간에 지속적으로 제공해 줄 수 있는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21세기 우리가 다시 지도에 관심을 둬야 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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