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한앤컴퍼니 간 1심 법정 공방이 종료됐다. 양측은 최종 변론 종결까지도 첨예하게 대립했고 내달 말 법원의 최종 판단만 남았다. 홍 회장은 김앤장의 '쌍방대리'로 계약이 무효라는 주장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한앤코측은 '쌍방자문'이라 계약 이행에 문제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남양유업과 한앤코 계약이행 청구소송 결심을 진행하고 다음 달 22일 1심 판결을 선고한다. 당초 지난 변론 기일에 증인신문을 마지막으로 심리를 끝내기로 했지만 김앤장 소속 변호사 재출석을 요청하면서 미뤄졌다. 김앤장 소속 변호사 3인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서면 답변을 제출했다. 해당 답변서는 양측이 김앤장의 비밀유지의무 포기를 동의하기로 합의한데 따른 것이다.
홍 회장과 한앤코 간 법정 분쟁은 작년 5월 남양유업 지분(53.08%)을 310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홍 회장측이 계약을 파기하면서 불거졌다. 한앤코는 홍 회장 등 오너일가를 상대로 계약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에서 핵심 쟁점은 '쌍방대리 또는 자문계약'과 '이면 계약 합의'에 대한 것이다. 1년여간 진행된 재판에서 양측 실무자와 홍원식 회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진술이 엇갈렸다. 한앤코는 기업 인수합병에서 쌍방 법률자문은 통상적인 진행이라는 주장이다. 만약 홍 회장측 주장과 같은 '쌍방대리'였다면 계약 당사자와 유사한 법적 지위와 책임이 있다.
반면 홍 회장측은 김앤장의 '쌍방대리'로 홍 회장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하지 않아 계약이 무효란 주장이다. 홍 회장측 법률 대리인은 최종 변론에서 “가업인 회사를 매각하는 계약이지만 계약금도 지급하지 않았다. 가족 예우가 대전제인 계약이었지만 이를 거래 종료전까지 (한앤코가) 이행하지 않았고 계약이 해제됐다”면서 “제대로된 대리와 자문을 받았다면 피고측 입장을 충실히 대변했을거라 본다. 따라서 쌍방대리 문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별도합의서에 대해서도 양측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앞서 홍 회장 측은 남양유업 고문직 보장 및 오너일가 처우 보장 등을 담은 '별도합의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반면 한앤코는 해당 합의서 존재 여부를 알지 못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다음 달 1심 선고 이후에도 법적 분쟁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쟁점에 대한 양측 주장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어서다. 다만 기업 가치 훼손이 염려되는 만큼 재판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