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칼럼]지속적인 전파 인력 교육을 통해 테라헤르츠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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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갑작스러운 폭우와 예상하지 못한 폭염 등 기후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무분별한 자연 환경 파괴에 대한 자연의 공격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자연은 인간에게 많은 것을 제공해 왔다.

자연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그 흐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법칙이라고 하는 일정한 관계가 성립하고 있다. 그리고 더욱더 흥미로운 것은 일정한 법칙에 따라 변화하면서도 그 현상의 배후에는 보편적인 상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연의 모든 물체 사이에는 만유인력이 존재하고, 물체의 전하 사이에는 전기력이 존재한다. 만유인력과 전기력이 아무리 변화해도 변하지 않는 상수인 만유인력 상수와 쿨롱 상수가 존재한다.

전파(빛) 속력도 기본 물리 상수로, 값은 초속 29만9792.458㎞이다. 길이 단위인 미터(m)는 이것으로부터 정의됐다. 사람에게 공간이란 빛이 사물에 반사되어 오는 것을 눈으로 감지하고 뇌에서 신호 처리한 결과다. 그리고 사물의 변화가 바로 인간이 느끼는 시간이다. 결국 우리가 느끼는 시공간은 빛의 속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만약 빛의 속력이 0이 되면 '속력=공간/시간'이므로 공간은 사라지고 시간은 무한대가 될 것이다. 우리는 전파 속력의 원인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다만 이는 물리 상수로, 우리에게 주어진 신의 선물일 것이다.

2022년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한국 대표단은 금메달 3명, 은메달 3명으로 참가 학생 전원이 메달을 획득하며 104개국 가운데 종합 2위를 달성했다. 최근에는 수학 공식과 관련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라는 영화도 등장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기초과학에 대한 훌륭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고, 또 사회적 분위기가 좋음을 의미한다. 영화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식으로 소개된 오일러 공식을 우리는 기호로 배워 알고 있다. 허수와 지수 개념을 우리는 고등학교에서 익히 배웠지만 그 의미는 배우지 못해 수학을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것에는 어색하다. 많은 양의 수학 공식을 배우고 빠르게 활용하는 데에만 우리 교육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가끔 삶에서 '미적분이 필요한가요' 하고 물어 보는 고등학생들을 만난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많은 사람이 비슷한 질문을 들었을 것이다. 그럼 오일러 공식은 아름다운가?

석양의 노을이나 파란 하늘이 빛의 산란에 의한 현상임을 우리는 과학을 통해 배웠다. 이를 수학적으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의 자연 현상에는 규칙이 있고, 이를 표현한 것이 수학이다. 따라서 수학적인 표현을 통해 우리는 자연 규칙과 이를 통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맥스웰의 전자파에 대한 기초 위에서 우리는 다양한 전자 기기 및 전파 통신 등을 이루어 왔고, 또 발전시키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사람의 시공간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는 자신이 체험한 시공간을 이미지나 영상으로 저장하고, 또 다른 사람의 시공간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제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개념의 시공간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 역시 신의 선물인 전파와 빛의 시공간이다. 이런 다양한 변화는 변하지 않는 물리 상수의 기초 위에 서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물리 상수는 영원히 불변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신의 영역으로, 누구도 확신할 수 없지만 우리는 불변을 근거로 엄청난 기술 발전을 이루어 왔다.

우리나라 수출의 근간이 되는 반도체·통신·자동차 등의 경쟁은 차세대 반도체, 6G, 자율주행 자동차로 더욱더 치열해지고 급변하고 있다. 여기서 반도체, 통신, 자동차를 동작시키는 근본적인 신호원은 전파다. 반도체, 통신, 자동차의 동작 주파수가 이제 기가헤르츠를 넘어 테라헤르츠로 나아가고 있다.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 신은 전파(빛)를 선물로 줬다고 생각한다. 이는 모든 인류에게 고루 준 선물이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전파교육을 활용해서 다른 어느 나라보다 전파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다. 그럼 앞으로는 어떨 것인가? 밝지만은 않다. 우리에게 준 선물인 전파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인재를 새롭게 육성하고, 기존의 인력을 지속적으로 재교육하는 것만이 테라헤르츠 시대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 될 것이다.

유종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한국전자파학회 교육상임이사

drjwyu67@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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