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공지능법학회 "법조계 AI 도입 시 생산성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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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법조계에 인공지능(AI) 서비스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I 도입의 효용이 의뢰인의 사법 접근성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법조인의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어서다.

한국인공지능법학회는 '법률 인공지능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하계 공개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공유했다. 세미나에는 김병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이상용 건국대 교수 등 학계와 로톡, 엘박스, 에이아이링고, 법틀, 네이버 등 업계, 권보원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판사 등 법조계가 참여했다.

참석자는 AI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인식했다. 다만 서비스 접목 및 고도화에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필 교수는 기조발제에서 법률 인공지능의 활용 현황 및 발전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김 교수는 “최근 자연어 처리와 관련된 인공지능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는 중이지만 법률 분야에 자리 잡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법률 AI 활용 단계를 '설명-진단-예측-처방'의 4단계로 본다면 현재는 '설명' 단계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해외 사례도 소개됐다. 해외에서는 이미 법과 인공지능 접목으로 인해 다양한 산업이 존재하고 발전의 고도화를 이뤘으나 아직 우리나라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법조계와 산업계, 유관 기관의 전폭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안기순 변호사(로톡 이사)는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다양한 수익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법률 플랫폼이 발전해 변호사와 의뢰인을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6000개 이상의 리걸테크 스타트업이 있으나 2020년 설립된 리걸테크산업협의회에 참여하는 국내 리걸테크 업체는 약 30개뿐”이라며 산업 발전 필요성을 제기했다.

엘박스, 에이아이링고, 법틀 관계자는 서비스를 소개하며 법조인을 지원하기 위한 국내 AI 활용 사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판결문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엘박스 이진 대표는 판결문을 구조화된 데이터로 가공하는 AI기술을 소개했다. 이 대표는 “비교적 사실관계가 충실히 반영돼 있는 1심과 2심 판결문의 데이터가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AI를 접목,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법률문서 번역 서비스인 에이아이링고의 이재욱 대표와 계약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틀의 전우현 CMO는 “기술은 전문가가 역량을 더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며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미래 성공을 좌우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세미나에서는 건강한 산업 발전을 위해 데이터 활용을 위한 정책 개선과 AI 윤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고학수 한국인공지능법학회 학회장은 “이번 논의를 통해 국내 리걸테크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관련 전문가가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선진적인 리걸테크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