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3번째 제품 가격 인상
원자재·물류비 상승 여파 직격
현대리바트가 내달 주요 제품 가격을 다시 인상한다. 올해 들어 세 번째 가격 인상이다. 가격 인상 폭을 줄이기 위해 대리점 마진도 줄인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크게 오르면서 수익성이 크게 나빠진 탓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내달 1일부터 주방가구 일부품목의 소비자 판매 가격을 1% 인상한다. 붙박이 현관장, 욕실 등 다른 가구들은 가격을 유지하되 일부 품목에 한해 대리점·제휴점 마진을 1~2% 줄이기로 했다.
특히 대리점 마진까지 줄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금액만 계속해서 올리는 것이 부담되다 보니 대리점 마진을 일부 줄인 것으로 보인다”며 “업체별 거래구조에 따라 다르겠지만 흔한 경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리바트는 올해 1월과 6월 가격 인상을 두 차례 단행한 바 있다. 1월에는 온라인몰 주방, 욕실 시공 가구 전제품 가격을 3~5% 인상했다. 6월에는 주방·욕실·붙박이 현관장 등 주요 가구 제품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 6월, 12월 인상까지 합치면 2년새 가격을 5차례 인상한 셈이다.
가격 인상 결정은 원자재 가격 급등 영향이 컸다. 올해 2분기 기준 현대리바트가 사용하는 파티클보드(PB) 가격은 작년 동기 대비 8.4% 올랐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약 48.6%가 오른 수치다. 중밀도 섬유판(MDF) 가격도 2년새 43.6%가 상승했다.
주택거래량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국 아파트매매 건수는 10만950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43.4% 감소했다. 상반기 분양 물량도 크게 감소하면서 현대리바트 빌트인 부문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8.0% 하락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현대리바트는 2분기 2억86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작년 동기 대비 약 53억원이 줄어든 수치다. 매출액은 3601억원으로 2.0% 올랐지만 6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수익성 회복이 시급해진 만큼 가격인상 카드가 불가피해진 셈이다.
하반기에도 가구업체들의 가격 인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케아코리아는 이달 들어 식탁·책상·의자 등 1000여개 품목 가격을 최대 18.6% 인상했다. 한샘은 오는 9월 1일부터 창호·도어 등 건자재 품목 가격을 3~7% 인상할 예정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상으로 인해 9월 1일 부로 주방가구 일부 제품에 한해 소비자 판매 가격을 1% 인상하기로 결정했다”며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리점과 당사 간 협의를 통해 똑같은 비율로 이익을 줄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