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조-상거래 채권단, 산업은행에 고통분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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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목래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이 17일 KDB산업은행에 요구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노조가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에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한 고통분담을 요구했다. 노조와 부품사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에게만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쌍용차 노조는 17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연이자 196억원 전액 탕감 △원금 1900억원 출자전환 △국내 자동차 부품사 지원 대책 등을 요구했다. 상거래 채권단 간부들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선목래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자동차 부품산업을 육성하고 산업 생태계를 보전하는 건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지켜야할 본분”이라며 “KDB산업은행의 지연이자 포함 100% 현금변제와 중소 영세 협력사의 14% 현금변제가 공정한 것인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KDB산업은행은 관련 법에 따라 1900억원 원금과 약 200억원 지연 이자까지 100% 변제받는다. 앞서 상거래 채권단이 대통령실을 포함한 여러 정부부처에 탄원서를 냈지만 면담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쌍용차를 인수하는 KG그룹이 300억원을 추가 투입하면서 변제율은 기존 6.7%에서 13.9%로 올랐고 주식을 포함한 실질 변제율은 41.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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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은 17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자탕감과 원금의 출자전환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 간부들도 참석했다.

선 위원장은 “쌍용차 운명은 오는 26일 관계인집회를 통해 결정날 예정”이라며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부결돼 KG그룹이 투자철회를 선언한다면 쌍용차와 중소 영세 협력사는 공멸이라는 끔직한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기에 KDB산업은행의 빠른 결정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상거래 채권단은 정부가 항공 등 기간산업에 대해서는 원금 회수를 못했는데도 추가 지원을 지속했지만 쌍용차 지원에 대해서는 회의적 입장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최소 실질 변제율 50%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상거래 채권단 입장이다.

최병훈 상거래 채권단 사무총장(네오텍 대표)는 “340여개 중소 영세 협력사의 변제율을 높여주기 위한 KDB산업은행의 연체 이자 탕감 등에 대한 과감한 양보가 있어야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과거 현대자동차가 기아를 인수했을 때 상거래채권단 변제율은 100%였고, 대우가 제너럴모터스(GM)에 넘어갔을 땐 75%였다”며 “쌍용차가 상하이자동차에 피인수됐을 때도 68%인데 현재는 실질 변제율이 41.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회생계획안은 이달 26일 관계인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법원의 최종 인가를 받을 수 있다.

현재 KDB산업은행은 쌍용차가 보유한 평택부지 자산 가치를 이유로 자금 100% 회수와 지연이자까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산 절차를 밟더라도 회수 가능한 자금이라 적게 받을 경우 문제가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향후 감사에서 문제 소지가 있다는 우려로 읽힌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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