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영득)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스피어엑스(SPHEREx) 우주망원경 성능시험을 위한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해당 장비는 SPHEREx 망원경 성능을 지상에서 정밀하게 시험하기 위한 시험 장비로, 천문연이 2019년 8월 개발 착수해 약 3년 만에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 6월 미국으로 이송해 설치를 마쳤다.
천문연이 이번에 개발한 장비 중 핵심 장비는 극저온 '진공 체임버'다. 우주에서 적외선을 관측하려면 우주 온도보다 한층 저온으로 냉각되는 망원경이 필요하다.
SPHEREx에 최적화해 개발한 이 진공 체임버는 망원경이 우주에서 냉각돼 도달할 영하 220도 이하 극저온 진공상태를 구현한다. 앞으로 개발할 SPHEREx 망원경을 넣고 시험을 통해 망원경이 촬영하는 사진 속에서 초점이 제대로 맞춰지는지 검증하고, 사진 각 부분에서 어떤 파장 즉 어떤 색깔이 보이는지 측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극저온 챔버에서 SPHEREx 망원경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챔버 외 고가의 망원경을 안전하게 집어넣을 수 있는 보조 장비 등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천문연은 SPHEREx 망원경 정밀 로딩 장비도 함께 개발했다. 또 극저온에서 파장과 초점을 측정할 적외선 빛을 평탄하게 만들어주는 장치 등 보조 광학 장비들도 설계·제작했다.
SPHEREx는 전천 적외선 영상 분광 탐사를 위한 우주망원경으로 NASA 제트추진연구소 및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계획상 2025년 4월에 태양 동기 궤도로 발사돼 약 2년 6개월 동안 하늘을 총 네 번, 102개 색깔로 촬영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천문연의 SPHEREx 극저온 성능시험 장비 개발 설치 완료는 전체 SPHEREx 프로젝트 차원 지난해 상세 설계 이후 본격적으로 SPHEREx 하드웨어 개발이 가시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천문연과 SPHEREx 연구팀은 2023년 상반기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에서 망원경 광학 성능을 검증하는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웅섭 천문연 박사는 “이번 NASA와 성공적인 공동 개발을 통해 적외선 우주망원경 극저온 성능시험 분야 우주기술도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한국이 이번에 개발한 장비는 SPHEREx 프로젝트에서 주요 하드웨어 장비 중 하나”라며 “우주 관측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세계 유수 연구기관과 공동연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