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도전한 박용진 의원과 강훈식 의원간 단일화가 무산될 전망이다. 전당대회 일정상 이번 주말이 사실상 최종 시한인 가운데 강 의원은 단일화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박용진 의원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심과 당심이 확인되는 방식이면 어떤 방법이든 강훈식 후보가 제안하는 방식으로 단일화 이뤄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과 강 의원은 예비경선(컷오프) 직후 단일화 협상을 위한 회동을 진행했다. 당시 둘은 '최종적으로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계속 논의하자'는 것과 '단일화 때까지는 미래 연대·비전 경쟁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점 등에 합의했다.
민주당은 오는 13일과 14일에 걸쳐 부산·울산·경남, 세종·충북·충남·대전 지역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공표한다. 특히 14일에는 제1차 국민여론조사 결과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주말이 지나면 사실상 반환점을 도는 셈이다.
박 의원은 “강 의원의 의견을 기다리면서 비전과 가치 경쟁을 2주 동안 했다. 어느 정도 접점이 찾아진 것 아니겠느냐는 생각”이라며 “단일화를 중재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분들 중심으로 양측의 접촉은 있었다. 주말 중에 (강 의원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여론조사 방식은 물론 협상이나 담판에 의한 단일화까지도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단일화에 대한) 모든 방법이 열려있다. 여론조사가 아닐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강 의원의 전향적인 반응을 기대했다.
반면에 강 의원은 박 의원의 단일화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그는 단일화의 파급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오는 14일 자신의 지역 기반인 충청 지역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점도 단일화 거부 이유로 꼽힌다.
강 의원은 이날 “지금 시점의 단일화 논의는 명분과 파괴력, 감동이 없다. 20%가 나온 후보와 5%가 나온 후보를 합쳐서 25%를 만든다고 해서 어떠한 파급효과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특히 “강훈식이라는 사람의 민주당에 대한 비전과 미래라는 비행기를 활주로에 띄워야 하는 데 단일화라는 방지턱을 설치한 느낌”이라며 “오히려 투표율을 높이는 등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또 “비전과 미래를 언급해야 할 젊은 후보들이 여의도식 단순 더하기에만 몰두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