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T, 중장기 경쟁력 강화 초점
친환경 선박-자율운항 등 확보
중소업체 사업화 방안도 마련
업계 "인력난 해소 정책 필요"
정부가 조선·해양산업 기술력을 제고하는 중장기 로드맵 구축에 착수했다. 조선업계는 경쟁력 제고를 기대하는 한편 인력 부족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도록 정책 연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중장기 조선·해양산업 기술 로드맵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에 초점을 맞춘 로드맵 구축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 때는 재정적 지원을 중심으로 한 조선·해운 재건 정책을 펼쳤다. 저비용·고효율 선박을 확충해 해운업계 경영안정을 이끌고 조선 수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중장기 기술 로드맵은 조선·해양산업 경쟁력 유지·강화가 골자다. 조선산업은 친환경 규제 강화와 정보통신기술(ICT) 도입으로 전환기를 맞았다. 미래 선박 시장 선도를 위해서는 기술 우위 확보가 필수로 떠올랐다.
KIAT는 선박, 야드, 데이터플랫폼 등 제품과 생산, 서비스 요소별 구체 기술 분야 로드맵을 확보한다. 대표 기술로는 친환경 선박과 스마트자율운항 선박, 항만-선박 연계 해상물류 서비스, 스마트 야드, 탄소감축 생산 등을 특정했다.
KIAT는 해양플랜트와 중소 조선 및 기자재 업체 경쟁력 제고 방안도 세운다. 예를 들어 중소조선사와 기자재 업체를 대상으로 각각 친환경 스마트선박 기본설계 및 엔지니어링 제공화와 엔지니어링 기반 토털 패키지 사업화 로드맵을 구축한다.
KIAT는 연구 결과를 국내 조선사들과 협력 및 기자재 업체 등 조선업계에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기술 발전 방향을 담은 일종의 지침서로써 동반 성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또 로드맵이 정식 정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산업부에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KIAT 관계자는 “중장기적 요소를 고려한 비전과 로드맵으로 정부 정책을 수립해 산업계에 명확한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시장이 요구하는 시급한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등 조선업이 수주 실적 등 양적 성과를 넘어 핵심 기술 같은 질적 성과도 내도록 (로드맵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기술 로드맵 구축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는 대기업 중심으로 미래 선박 기술 연구개발(R&D)이 활발하다. 자금력이 달리는 중소 조선사 및 기자재 업체들은 기술 판단과 투자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기술 로드맵이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국내 조선 인력은 감소 추세인데 기술 로드맵을 통해 조선업 경쟁력이 확보되면 인력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일감은 있어도 인력이 달리는 상황”이라면서 “기술 로드맵이 조선 인력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세부적 정책 연계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