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해 1000억원을 투자해서 인수한 미디어 이용자 데이터 분석업체인 알폰소의 기술을 미국에서 판매하는 스마트TV에 기본 탑재했다. TV 플랫폼 사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알폰소 콘텐츠 분석 솔루션을 활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안에 유럽 등 글로벌 주요 국가로 확대해서 LG전자의 독자 TV 운용체계(OS)인 '웹OS'와 시너지를 낸다.
LG전자는 미국에서 출시한 2022년형 스마트TV 모델에 알폰소의 '자동 콘텐츠 인식'(ACR) 솔루션을 기본 탑재해서 판매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ACR 솔루션은 사용자 콘텐츠 시청 이력을 포함한 미디어 소비 데이터를 자동 수집·분석한다. 알폰소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맞춤형 콘텐츠·광고 제안은 물론 광고효과까지 분석해서 제공한다.
LG전자는 지난해 1월 약 8000만달러(약 1040억원)에 알폰소를 인수한 후 기술 내재화와 시너지 창출 방안을 모색했다. 첫 단계로 미국 시장 내 콘텐츠 사업 강화를 추진했다. 2016~2021년형 스마트TV에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로 알폰소 ACR 솔루션 설치를 지원했다. 고객이 약관에 동의할 경우 시청 데이터를 자동 분석한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LG전자 콘텐츠 제공 서비스인 'LG채널' 등을 통해 맞춤형 콘텐츠나 광고를 제안한다. 올해부터는 TV 신제품에 기본 탑재했다.
LG전자는 알폰소 솔루션 탑재로 두 가지 효과를 노린다. 시청 데이터 분석으로 고객 이해도를 높이고, 콘텐츠 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한다. 단순 콘텐츠 추천을 넘어 맞춤형 광고를 제안, 신규 수익 창출까지 가능하다.
장기적으로 독자 TV OS인 웹OS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외부 TV 제조사에 웹OS를 공급하는 'TV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겠다고 공언했다. 올해에도 공급처를 200곳까지 확보, 새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웹OS 생태계가 확대되면 고객 데이터 축적이 용이해져서 알폰소 솔루션 고도화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 또 웹OS와 알폰소 ACR 솔루션의 패키지 판매도 가능하다.
LG전자는 미국 시장에 한정한 알폰소 솔루션 적용 국가를 이르면 올해 말쯤 유럽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알폰소가 보유한 1600만 건의 TV 시청 데이터 대부분은 북미 가구가 대상이다. 북미 지역에 특화된 데이터인 만큼 미국 시장에 우선 적용한 뒤 글로벌 국가로 확대하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판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웹OS 공급 업체가 늘어날 경우 보다 많은 고객의 시청 데이터를 확보해 스마트 TV에서 고객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 고도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향후 시청자 관심사와 선호 채널을 토대로 맞춤형 광고를 송출하는 '어드레서블' TV 광고를 유치하는 등 새로운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