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디어그룹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가 9000만달러(약 1167억원)를 쏟은 DC 영화 ‘배트걸’을 영화관과 어느 플랫폼에서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할리우드리포터 등에 따르면, 워너브러더스는 오는 12월 공개 예정이었던 ‘배트걸’의 개봉을 전면 취소했다. 영화관은 물론 DC 영화 스트리밍을 담당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HBO 맥스’에서도 공개하지 않는다.
‘배트걸’은 DC코믹스에서 배트맨과 함께 고담을 지키는 히어로 ‘바바라 고든’을 실사화한 작품이다. 배우 레슬리 그레이스가 배트걸 역을 맡았으며, 마이클 키튼, J.K. 시몬스, 브렌든 프레이저 등이 출연해 지난해부터 제작에 돌입했다.
제작비 9000만달러를 투입한 ‘배트걸’은 현재 제작 막바지로 크랭크업만을 앞두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돌연 영화 공개를 취소한 것이다.
이에 대해 현지에서는 비공개 시사회 당시 혹평이 쏟아져 상영을 취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화를 상영하면 마케팅, 배급 등으로 3000만(약 393억원)~5000만달러(약 655억원)의 비용이 들어 흥행이 안되면 손해를 더 키울 수 있고, 개봉하지 않으면 세금 감면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데이비드 자슬라브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최고경영자(CEO)는 4일(현지시각) 2분기 실적발표 당시 “영화(배트걸)가 수익을 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때까지 영화를 개봉하지 않을 것. 대신 앞으로 나올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아쿠아맨을 보라”고 말했다.
아딜 엘 아르비와 빌랄 팔라 감독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여전히 그것을 믿을 수 없다. 우리는 전세계 팬들이 직접 영화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면서도 “짧은 순간이었지만 DCEU의 일원이 된 것은 영광이었다”고 했다.
한편, 워너브러더스는 DC 영화 ‘더 플래시’의 주연 배우 에즈라 밀러가 술집 난동 및 폭행, 그루밍 범죄 혐의를 받는 등 문제를 일으켰음에도 개봉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자슬라브는 CEO는 “’더 플래시’, ‘블랙 아담’, ‘샤잠2’는 매우 훌륭하다. (세계관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