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요기요, 번개장터 등 배지 부여받은 참가자에게 서류전형 우대 혜택
개발자에게 인증 배지를 부여하는 플랫폼이 부상하고 있다. 개발자 채용 시 인증 배지를 확인, 코딩 시험 절차를 간소화하는 채용 절차가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영향이다.
원티드랩은 '쇼미더코드' 코딩 테스트 대회를 개최해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하면 등급 배지를 부여한다. 개발자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기초 역량을 평가해, 통과하면 3개월간 원티드랩 홈페이지에 올라간 이력서에 '금손·은손 배지'를 달아준다. 실제 채용 전형에서 코딩 테스트 단계를 생략 또는 간소화할 수 있으며 참가자는 배지를 통해 이력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토스, 요기요, 번개장터, 와디즈 등 다수 기업에서 배지를 부여받은 참가자에게 서류전형 우대 혜택을 제공 중이다.
그렙은 프로그래머스 채용 프로그램인 '데브매칭' 코딩테스트와 과제 테스트에서 직군 별 상위 5%의 우수한 성적을 거둔 개발자에게 '탑프로그래머스' 인증 배지를 부여한다. 탑프로그래머스를 통해 입사한 개발자에게는 사이닝 보너스 100만원을 지급하는 등 해당 테스트에 대한 업계의 신뢰도는 높다.
엘리스는 개발자 양성 과정인 '엘리스 트랙'을 통해 교육생 중 일정 기준을 통과한 사람에게는 수료증을 제공한다. 교육에 활용되는 커리큘럼은 모두 엘리스에서 자체 제작한다. 개발자 협업 툴인 'Git'를 이용해 세 차례 팀 프로젝트를 실시하며 현업 개발자가 코치로 참여해 프로젝트 코칭 및 코드 리뷰를 진행한다. 전체 교육 과정 중 80% 이상 참여하면 수료증을 받을 수 있다. 신입 개발자 역량을 갖췄다는 인증을 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넥슨, 넷마블, 마켓컬리, 번개장터 등 국내 유수 기업에서 엘리스 트랙 교육생을 채용 중이다.
이같은 트렌드가 자리매김한 이유는 높아지는 개발자 코딩 실력에 점점 기업이 자체적으로 코딩 테스트를 만들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개발직군 채용 시 진행하는 코딩 테스트는 기업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역량을 평가하겠다는 의미가 크다. 하지만 최근 다수 기업이 개발자 채용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며 테스트를 여러 번 경험한 개발자가 많아져 실력이 상향 평준화됐다. 개발자 커뮤니티 내에서도 특정 기업의 코딩 테스트 기출문제가 돌아다니며 새로운 테스트를 짜야 한다는 부담이 증가했다. 이에 기업은 코딩 전문 기업이 부여한 인증을 통해 변별력을 확대하려 시도 중이다.
기업은 배지 및 수료증 인증을 통해 채용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아울러 채용을 진행하는 내부 개발자 인력도 본래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게끔 돕는다. 개발자 또한 다수 기업에 지원하면서 매번 코딩 테스트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된다.
업계 관계자는 “다년간 코딩 테스트를 개발한 코딩 전문 기업의 배지나 수료증에 대한 신뢰도가 업계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기업에서 원하는 역량에 맞춰 교육이나 테스트까지 설계할 수 있어 앞으로 많은 기업이 개발자 채용 시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