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 5일 발사…'7번째 달 탐사국' 향한 넉달의 여정

15년간 수차례 좌초 위기속 이룬 성과
'6개 탑재체' 달 탐사 임무 수행 맡아
달 편광영상 제작·우주인터넷 등 시험
성공 땐 '달 착륙선' 개발 사업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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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달 탐사 도전 역사가 시작됐다. 5일 오전 8시 8분께 우주로 향해 쏘아 올려진 다누리는 4개월여에 걸친 비행 여정 이후 우리나라를 전 세계 7번째 달 탐사국 반열에 올리는 역사적 산물이 될 전망이다.

다누리는 약 15년간 여러 번 고비를 넘기며 최종 발사에 이르렀다. 지구 외 다른 행성 궤도 및 중력에서 운용되는 우리나라 첫 우주 물체지만 개발 비용부터 기술적 한계까지 여러 차례 위기가 닥치면서 일정 연기는 물론 사업 중단 가능성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고비를 넘긴 다누리는 이제 학술적 성과물로서 그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다누리가 향하는 달은 1969년 첫 탐사 성공 이후 우주 선도국가들에 의해 이미 수많은 연구가 이뤄졌음에도 추가 개척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누리는 처음 시도되는 임무들을 부여받은 상태다. 다누리에 탑재된 6개 탑재체가 이 임무들을 수행한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광시야 편광카메라는 달 전역에 대한 다파장 편광영상 및 티타늄 지도를 최초로 제작한다. 편광영상으로부터 추출된 달 표토 입자크기 분포 지도를 통해 대기가 없는 달 표면에서 우주 풍화(태양풍, 운석 충돌 등에 의한 표면 특성 변화) 이해도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달 표면 마그마 분출과 관련이 있는 티타늄에 대한 분석도 가능해져 우주자원 분포 연구에도 기여할 수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주도 우주인터넷 시험도 다누리를 통해 처음으로 진행된다. 지구와 달 궤도선 간 우주인터넷 통신기술을 이용해 메시지, 파일·실시간 동영상 전송이 이뤄진다. 심우주 탐사용 우주인터넷(DTN) 검증도 진행된다. 검증이 완료되면 달 착륙선이나 로버 등 직접적인 달 탐사 간 통신에 활용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고해상도 카메라는 달 착륙선 착륙 후보지 탐색을 위해 달 표면 주요 지역 정밀지형 관측 임무를 수행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감마선분광기는 달 표면 자원탐사에 있어 필요한 달 원소 지도 5종 이상을 제작한다. 경희대가 개발한 자기장 측정기는 달 자기장 세기 측정을 통해 우주 환경 연구 토대를 제공한다. 이들 임무는 내년 초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5일 발사 이후 연말까지는 지구 및 태양 중력을 활용함으로써 연료 소모량을 줄일 수 있는 탄도형 달 전이 방식(BLT)을 통해 목표인 달 전이궤도로 향한다. 목표 궤도 도달 시점은 오는 12월 31일로 새해가 밝는 내년 1월 1일께 최종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다누리가 최종적으로 성공하면 후속격 사업으로 진행 중인 달 착륙선 개발도 가속화된다.

2030년대 초 누리호 후속 발사체를 통해 발사, 달 표면에 직접 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 중인 달 착륙선 개발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 이후 2024년 본격적인 개발 절차가 예정돼 있다. 고난도 임무가 예정된 다누리가 성공한다면 우주탐사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달 착륙선 개발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대관 항우연 달탐사사업단 단장은 “우주탐사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이 다누리 발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달 착륙선, 유인 탐사선, 심우주 탐사까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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