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만 5세 입학' 추진에 대해 학부모와 교육계 반대가 들끓어 오르자 박순애 부총리가 정책 철회 가능성을 시사하며 진화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신속한 공론화를 추진했지만, 반대 여론이 격화돼 이마저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부총리가 철회 가능성까지 시사한 만큼 반대 목소리를 높였던 교육계는 더욱 강도 높은 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순애 부총리는 2일 6개 학부모 단체와의 간담회에서 “국민들이 만약에 정말로 아니라고 한다면 정책은 폐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책을 발표한 지 나흘 만에 철회 가능성을 내비췄다.
이날 학부모 단체들은 학제 개편안이 '날벼락'이라며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2025년부터 15개월 단위로 입학을 시켜서 2029년부터는 만 5세 입학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나리오를 공개했다가 12년동안 1개월씩 앞당기는 안까지 거론하기도 했다. 모든 안을 열어놓고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반대 여론이 사그라들지 않자 윤 대통령은 공론화를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필요한 개혁이라도 관계자 간 이해관계 상충으로 공론화와 숙의가 필요한 만큼 교육부가 신속하게 공론화를 추진하고 국회에서 초당적 논의가 가능하도록 촉진자 역할을 해달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안상훈 사회수석이 전했다.
하지만 간담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대통령이 공론화 말씀하셨는데 공론화가 필요한 것은 의견이 비등하고 찬반의견이 있을 때에 가능한 것”이라며 “지금처럼 100명의 100명이 다 반대한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황당하고 날벼락이라고 반대한다”며 공론화 추진조차도 반대 주장을 펼쳤다.
박 부총리는 “그런 우려를 다 들으려고 간담회를 연 것”이라면서 “듣고 정책이 변경되고 수정될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