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실태조사 연구를 계획대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온플법에서 규율하려던 입점업체와 플랫폼 간의 문제는 민간 자율기구에서 다루더라도 플랫폼의 독과점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공정거래법으로 다루는 만큼 현황 파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분야 실태조사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고 31일 밝혔다.
공정위는 “플랫폼 분야에 대한 적시성 있는 정책 마련과 사건 발굴을 위해서는 관련 산업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분석이 전제돼야 한다”며 “주요 플랫폼 분야의 제공 서비스, 시장 참여자 및 점유율, 거래구조 등 산업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진행된 바 없어 연구용역을 통해 산업 현황 및 거래구조 등을 충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당초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 제정되면 이에 근거해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자율 규제를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혀 온플법 제정은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공정위는 구글 등 대형 플랫폼 기업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제재 분위기가 강화되는 점, 한국 공정위도 관련한 조사를 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플랫폼 시장을 전반적으로 분석할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실태조사 연구 대상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주요 플랫폼 분야로 선정했다. 그러면서 △배달앱 △오픈마켓 △앱마켓 △숙박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검색엔진 △택시앱 등의 분야를 예시로 들었다. 연구 대상 주요 기업으로는 배달앱은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과 쿠팡이츠, 오픈마켓은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앱마켓은 구글과 애플이, OTT는 넷플릭스, 티빙, 콘텐츠, 쿠팡 등의 기업이 대상이다.
실태조사를 통해 플랫폼 서비스의 내용과 특징, 변화 및 발전 양상, 서비스 규모와 추세를 분석한다. 또 네트워크 효과 발생 이전과 이후의 수익모델을 비교하고 간접 네트워크 효과, 규모의 경제 등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이론적 특징들이 나타나는 양상과 정도를 조사한다.
또 연구를 통해 플랫폼별 거래 구조를 파악한다. 입점업체와 플랫폼 간의 거래에 수수료율과 결정 방식,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 파악 등이 목표다. OTT는 콘텐츠 제공자와의 거래 관계, 검색엔진은 온라인 광고와 관련된 유형과 거래대상 등 플랫폼별로 특화된 현황 파악도 실시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여러 종류의 플랫폼이 있고 각각의 시장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시장 구조는 어떻게 변화해왔는지에 대한 일반적인 현황 파악을 하기 위한 실태조사”라고 설명했다.
한편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안 마련을 위한 작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공정위는 다음달 초 플랫폼 자율기구 내 갑을·소비자분과 첫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을 논의할 민간 자율기구를 4개 분과로 운영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갑을 분과와 소비자 분과의 주관 부처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