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금융사 부실 미리 막는 금융안정계정 도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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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금융회사를 지원하기 위한 금융안정계정 도입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금융안정계정은 금융사 부실이 발생하기 전에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자본확충을 지원하는 등 선제적·예방적 대응체계를 상설화하는 제도다.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개최한 신진창 금융위 구조개선정책관은 “기존 제도의 한계를 극복하고 위기 상황에서 금융안정계정을 이용할 수 있게 미리 방안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기금을 조성해 지원하던 것에서 벗어나 유동성 공급과 자본확충 지원 체계를 상설화한다는 취지다. 또 다른 금융사나 금융시장 전반으로 위기가 퍼지지 않도록 하는 기대효과도 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시스템 리스크' 발생 예방과 예금보험기금 손실·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상 금융사에 대한 선제적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은행자본확충펀드나 금융안정기금, 금융안정특별대출을 운영했지만 지원 대상이 한정되고 까다로운 요건 때문에 지원 실적이 거의 없는 한계가 있었다.

금융위는 일시적으로 자금 사정이 좋지 못한 금융사로 금융안정계정 지원 대상을 명확히 했다. 이미 부실에 빠졌거나 부실 우려가 있는 금융사는 예금보험기금 지원이나 경영개선계획 등의 조치가 가능해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자금 지원 유형은 크게 두 가지다. 위기 양상에 따라 채무보증이나 대출과 같은 유동성 공급과 우선주 등 매입을 위한 자본확충 등이다.

재원 조달 방식은 예보기금 내 별도 금융안정계정을 설치해 운용한다. 정부 출연이나 정부보증 채권 발행 등은 재원 조달 방식에서 제외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했다.

금융사의 제도 악용 등 도덕적 해이 우려와 관련해 신 구조개선정책관은 “금융안정성 유지를 위해 지원이 불가피할 경우에 한해 지원하고 '경영건전성제고계획'을 받아 이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불이행 시 금융사와 임직원 조치 등을 요구하는 등 철저한 사후관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또 “금융안정계정 도입으로 예금보험료율 상향은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관련기관, 전문가 등 의견수렴을 거쳐 다음 달 중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할 예정이다. 신 정책관은 “원활한 입법 과정이 진행된다면 내년 하반기 정도에 이 법이 시행될 것”이라고 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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