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구진이 파킨슨병 발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의 미만형 위암 작용 기전을 최초로 규명, 새로운 맞춤형 위암 치료 가능성을 발견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은 김보경·원미선 유전체맞춤의료연구단 박사팀이 정재호 연세대 의대 교수팀과 함께 국내 위암 환자를 분석, 미만형 위암 예후를 진단하고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유전자 작용 기전을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위암은 장형과 미만형으로 구분된다. 미만형은 암세포가 한곳에 모여 덩어리로 자라는 장형과 달리, 작은 암세포가 위점막 아래로 파고들어 넓게 퍼지는 형태다. 내시경 조기 진단이 어렵고 예후가 나쁘다.
트라스트주맙(제품명 허셉틴)이나 라무시루맙(제품명 사이람자) 등 표적치료제가 승인돼 사용되나 가격이 비싼 등 걸림돌이 있다. 그나마도 미만형 위암 환자 맞춤형 치료 방법은 없다.
연구팀은 국내 위암 환자 527명에 대한 전사체 분석 결과와 임상 정보를 기반으로 난치성 분자 아형인 줄기성 위암에서만 선택 발현되는 유전자(SYT11)를 발굴하고 그 기전을 밝혔다.
지금까지 SYT11은 파킨슨병 연구에서 신경전달물질 조절자로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미만형 위암 환자에서 발현율이 높고, 발현량이 많을수록 미만형 위암 환자 생존율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했다.
특히 SYT11 발현이 저해된 줄기성 위암 세포에서는 종양 형성과 암 전이가 억제되는 사실을 마우스 모델 실험을 통해 확인하며, SYT11 저해제의 위암 치료제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발견했다.
김보경 박사는 “현재 표적치료제가 없고 사망 위험이 높은 미만형 위암에서 신규 치료 타겟을 발굴하고 관련 기전을 규명한 연구”라며 “향후 SYT11 저해제는 미만형·줄기성 위암 환자에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원미선 박사는 “임상정보 기반의 체계적인 기획을 통한 SYT11 연구는 맞춤치료 타겟 발굴의 좋은 모델”이라며 “위암 조직의 유전자 발현 이질성으로 치료제 개발이 어려웠지만 SYT11 표적의 치료제 연구를 통해 위암 맞춤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장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의생명과학 분야 세계적인 저널인 Journal of Experimental & Clinical Cancer Research(IF 12.658) 6월 29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보건복지부 첨단의료기술개발사업, 과기정통부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생명연 주요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