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탐 송 한국오라클 대표 “구축형 앱 경쟁력, 클라우드에서도 이어가겠다”

Photo Image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DBMS)을 비롯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절대강자 오라클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클라우드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경쟁사보다 한발 늦은 진입이지만 차별화 전략과 막대한 투자를 앞세워 선발업체를 따라붙었다는 평가다.

오라클은 온프레미스(사내구축형) 경쟁력을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과 솔루션 성능, 차별화된 보안과 안정성, 기업용(B2B) 시장 지원에 대한 DNA가 클라우드에서도 유효한 경쟁 우위 요소가 될 것으로 자신했다. 어떤 분야에서 고객에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관건으로 판단하고 있다.

글로벌 흐름에 따라 한국오라클도 변화를 재촉하고 있다. 탐 송 한국오라클 대표는 오라클이 DBMS 이외에 보유한 애플리케이션, 솔루션이 많고 클라우드 분야 역량도 충분하게 확보했다며 이를 국내 고객에게 알리는 게 본인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프레미스 시장에서 오라클에 대한 고객 신뢰가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대담=김원배 전자신문 ICT융합부 부장

-오라클의 클라우드 전략은 무엇인가.

▲오라클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래리 엘리슨은 클라우드 중요성을 간과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오라클은 현재 시장에 제공되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플레이어를 1세대 클라우드1(Generation1)로 정의하고 이들과 차별화한 G2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 진입이 늦었던 만큼 차별화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오라클은 몇 년 전만 해도 20여개에 불과했던 글로벌 데이터센터 리전을 39개로 늘렸다. 연말이면 44개로 늘어난다. 그만큼 투자를 강화하는 것이다.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는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서 1세대 클라우드 개발을 담당했던 사람이 맡는다. 이들이 1세대 클라우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새로운 2세대 클라우드를 만들었다. 과거 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일했던 하드웨어 엔지니어도 클라우드 팀으로 배치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Photo Image

-클라우드 시장에서 오라클의 강점은 무엇인가.

▲혁신이란 비즈니스 요구와 기술을 조합해 고객 비즈니스 환경과 성과를 개선하는 것이다. 클라우드는 이 같은 혁신을 애자일하게 딜리버리하는 수단이자, 채널이다.

오라클의 강점은 오랜 기간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경험이다. 고객은 오라클 제품의 성능, 차별화된 보안, B2B 지원에 대한 DNA 등 3가지 요소를 신뢰한다. DBMS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기술력과 독보적 경쟁력이 클라우드 시대에도 오라클을 선택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클라우드가 빠르게 확산하지만 B2B 시장에서 주요 업무는 아직 클라우드 전환 이전이다. 대기업은 핵심 업무 애플리케이션으로 대부분 오라클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오라클에 기회가 많다.

-시장 평가와 반응은.

▲가트너 보고서에 따르면 서비스형 인프라(IaaS)와 서비스형 플랫폼(PaaS) 솔루션을 포함한 OCI 점수는 2019년과 2021년 사이 38점에서 78점으로 2배 이상 높아졌다. 구글보다 1점 높으며 MS와는 2~3점 차이다. 이제 선발 주자와 동일 레벨에서 어떤 방식으로 고객을 지원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시장 경쟁은 이제 시작된 것이다.

고객은 오라클 클라우드가 온프레미스 시장에서의 검증된 성능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동시에 가격 경쟁력과 서비스 속도까지 확보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미션 크리티컬 업무에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다른 클라우드 벤더는 제공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오라클을 선택하고 그 선택이 옳았다는 반응이 많다. 아직 알려지지 않았을 뿐 생각보다 많은 고객이 오라클 클라우드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Photo Image

-한국오라클의 클라우드 사업은 어떠한가.

▲클라우드 역량이 충분한데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 이런 상황은 1~2년 전 미국에서도 있었다. 미국은 한국보다 클라우드 시장이 많이 열려 있는 편이어서 단기간에 오라클 클라우드가 널리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곧 오라클 클라우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오라클은 관련 팀을 강화하고 정비하는 등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에 맞춰 체계를 바꾸고 있다. 메가존소프트 등 국내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으며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글로벌 사업자와도 협력한다. VM웨어·MS 등 생태계 파트너와 협력하며 유연하고 매끄러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신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 기술 등 후발주자로서 가질 수 있는 오라클의 장점이 적지 않다. 고객 만족과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부쩍 체감하고 있다.

-국내 주요 고객 사례는.

▲하나금융그룹, HMM, 삼성증권, 코스콤, LG CNS, 온더라이브, 후이즈, 윤선생, 오이사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기업이 OCI 기반 오라클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 중이다.

하나금융그룹은 통합형 멤버십 서비스이자 금융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인 '하나멤버스'를 오라클 클라우드로 전환했다. 멤버십 운영·관리 전반에 필요한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고 급변하는 고객 수요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비즈니스 민첩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확보했다.

국내 유일 해운 국적 원양선사 HMM은 오픈 시스템으로 전환,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비즈니스 요구 해결을 위해 오라클 클라우드를 선택했다. HMM은 시스템 95% 이상을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 유연한 용량 업다운 등 클라우드 장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주식, 채권, 각종 파생상품 개발 운용, 자기자본투자 업무 등을 위한 파생상품 분석업무를 오라클 클라우드 기반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 구축했다. 금융시장 변화 환경에 안정적으로 분석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고성능과 유연성을 확보했다.

Photo Image

-한국오라클 대표 취임 이후 성과를 소개해달라.

▲클라우드로 비즈니스 전환기 초기에 주춤했던 오라클의 국내 비즈니스 안정화에 집중했다. 한동안 주춤했던 사업을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본궤도에 올려놓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매출 기준 국내 50대 기업 중 32곳이 오라클 클라우드를 쓰고 있다. 처음부터 정보기술(IT) 시스템 환경을 클라우드로 구축하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신규 사례도 중견·중소기업 중심으로 지속 발굴하고 있다.

복수 클라우드 리전(서울·춘천) 설립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복수 클라우드 리전을 보유한 곳은 한국과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에 불과하다. 오라클이 그만큼 한국 고객을 우선순위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기존 제품 중심 레거시 회사 이미지에서 고객 비즈니스에 집중해 맞춤화하는 고객 가치 중심의 '클라우드 퍼스트' 회사 이미지로 전환하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국내외에서 일고 있는 탈(脫) 오라클 움직임에 대한 생각은.

▲탈 오라클은 DBMS 시장 과점과 유지관리요율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DBMS 시장을 과점하며 한때 선두업체가 보였던 다소 오만한 태도가 있었던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클라우드 퍼스트'를 목표로 최근 몇 년간 부단하게 고쳐나가고 있다. 새로운 시장 상황과 고객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경청하고 어디까지나 고객에 기반한 사고를 갖자는 사고가 자리잡고 있다.

오라클 제품의 유지관리요율이 높다고 하지만 개인적 생각은 다르다. 오라클 제품 유지관리요율에는 클라우드 전환을 위한 경제적 라이선스 옵션과 이에 대한 혜택이 포함돼 있다. DBMS에는 자율운영 기술이나 머신러닝, 블록체인 등 혁신 기술이 지속 반영된다.

이처럼 비싸다고 여겨지는 유지관리비용에는 고객 상황에 따라 요구되는 클라우드 전환과 혁신 기술을 뒷받침하는 서비스가 담겨 있다.

Photo Image

-국내 기업이 오라클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타사와 차별화되는 오라클의 경쟁력은 독보적 데이터 관리 역량이다. 오라클은 데이터 관리 시장에서 45년간 축적한 역량을 클라우드 시대에서도 그대로 옮겨와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다.

오라클을 선택한다는 것은 천문학적 연구개발(R&D) 투자와 함께 세계 많은 고객 기업과 협력을 통해 얻은 노하우와 역량을 그대로 이식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도 수많은 기업의 미션 크리티컬한 데이터가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위에서 운영되고 있다. DBMS 시장 경쟁력과 클라우드 우선 전략에 따라 개발해 선보이고 있는 여러 솔루션, 서비스를 통해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오라클 존재감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확신한다.

-국내 고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디지털 전환은 전략적 데이터 관리를 기반으로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술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핵심이다. 오라클의 사명은 사람들이 데이터를 새로운 방식으로 보고 인사이트를 발견해 무한한 가능성을 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라클은 클라우드에 천문학적 투자를 하고 있다. 오라클은 기업의 다양한 데이터 이슈나 재해복구 수요에 대응하고, 다양한 기업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검증된 기업이다. 오라클의 DNA인 데이터에 클라우드와 자율운영의 강점을 결합해 '클라우드 우선 기업'으로서 전성기를 다시 구현할 방침이다.

검증된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 등으로 오라클 클라우드 신뢰도와 외부 평가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기업 디지털 전환과 함께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하는 오라클의 행보를 지켜봐 달라.

Photo Image

정리=


, 사진=김민수기자

◆탐 송 한국오라클 대표는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노스웨스턴 켈로그 경영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대학 졸업 이후 모토로라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다가 IBM으로 옮겨 시스템 엔지니어를 거쳐 영업조직에 몸담았다.

IBM 전미 BI 솔루션 세일즈 사업 부장과 미국 중부지역 BI 솔루션 세일즈 담당 이사 및 금융본부 총괄 전무를 역임했다. 국내에 두 차례 파견을 나와 한국IBM 금융사업본부 총괄과 소프트웨어 사업부문 담당을 비롯한 경영 요직을 수행하는 등 IBM에서 30년 이상 경력을 쌓았다.

2017년 9월 한국오라클 대기업 고객 사업부 총괄 부사장(VP)으로 합류했다. 2019년 5월부터 한국오라클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고 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