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인공지능(AI) 필수 자원인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지원 사업의 연장을 검토한다. 고성능 GPU 수요 급증과 '소버린 AI' 구축 필요성에 따라 정부 주도의 인프라 확충을 지속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컴퓨팅 자원 활용 기반 강화 사업'의 연장을 목표로 국내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의 GPU 추가 구축 여력 등을 파악하고 있다.
이 사업은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구매한 GPU를 CSP 데이터센터에 배치하고, 이를 산·학·연이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게 골자다. 지난해 1조 원대 예산을 투입한 데 이어 올해는 2조 원을 들여 2만 장 이상의 GPU를 확보했다.
당초 정부는 올해를 기점으로 이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베라루빈' 등 첨단 자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데다, 글로벌 빅테크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 모델 개발이 국가적 과제로 부상하면서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 필요성이 커졌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 역시 GPU 인프라 확충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열린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서 GPU 확보 속도가 더디다는 점을 지적하며, 자원 부족 사태에 대비해 추가 재원 마련 등 실효성 있는 보완책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GPU 확보 사업의 내년 시행을 전제로 CSP의 상면(장비 설치 공간) 보유 현황을 조사하는 한편, 데이터센터 효율화, 신규 공간 확보 방안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한을 마련 중이다. 이와 함께 기획예산처에 GPU 확보를 위해 '한도 외 예산'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GPU 확보에 들어간 예산과 정부 의지를 고려하면, 최대 4조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추산이다.
다만 업계에선 GPU 수급 자체보다 '상면 확보'가 사업 성패를 가를 관건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천 장의 고성능 GPU를 동시에 가동하려면 엄청난 전력 공급과 고도화된 냉각 시스템이 필수적이지만, 국내 기업이 보유한 상면이 포화 상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예산을 대가며 장비를 도입하려 해도 정작 이를 설치할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라며 “올해도 다수 기업이 상면 부족 문제로 사업 참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단순한 유휴 공간 유무를 떠나, GPU를 효율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장비들을 하나로 묶는 '클러스터링'이 필수적인데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특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