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한국을 찾은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장관의 방한 일정에서 첫 행보가 LG화학을 찾은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부터 찾아 '한·미 기술동맹'을 강조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미국 중심의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재편에 한국의 적극적 동참을 독려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옐런 장관이 이번 방한 중에 가장 강조한 말이 '프렌드 쇼어링'이다. 이는 공급망을 자국 또는 주변 국가로 이전하는 '온쇼어링' 또는 '니어쇼어링'과 달리 해외에서도 생산하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미국으로선 한국 등 동맹국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같은 핵심 부품의 공급망을 강화함으로써 현재 세계 경제를 흔드는 물가상승을 억제하고 주요 제품의 공급 부족 문제도 해소하자는 취지다. 결국 중국과 러시아 등 적대적인 국가의 공급 횡포를 막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대만 등과 함께 '칩4' 동맹을 제안하고 다음 달 말까지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 설계에 강점이 있는 미국, 생산 강국인 한국·대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역량을 갖춘 일본을 하나로 묶은 가운데 이를 통해 중국 정부를 견제하려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 반도체 산업의 중국 의존도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22.9% 늘어난 1629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의 연간 수출액에서 약 25%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중국으로 수출하는 상위 10개 품목 가운데 반도체 수출 비중은 30.8%로 가장 높았다. 특히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 결과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한국 품목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비중이 25.8%에 달했다.
'칩4 동맹' 참여는 자칫 중국 수출에 차질을 빚고 우리 경제에 큰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은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우리의 최우선 호혜 국가임은 분명하다. 다만 시장을 안보와 엮는 것은 향후 경제 안정성을 위해선 위험성이 너무 크다. 그래서 '칩4 동맹' 참여 결정은 경제상황을 면밀히 살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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