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최고세율 22%로 하향…10% 특례세율 과표 5억원까지
소득세 하위 2개 과표구간 상향 추진…5000만원까지 15% 세율
정부가 올해 세제개편안을 통해 내세운 목표는 경제활력 제고와 민생 안정이다. 국세 수입의 큰 축을 차지하는 법인세와 소득세의 과표 구간을 한꺼번에 조정한다. 이번 개편안을 '세법개정안'이 아닌 '세제개편안'으로 이름 붙인 것도 그만큼 변화가 크다는 의미를 담았다.
정부는 21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2022년 세제개편안을 논의했다.
이번 세제개편에서는 국세수입의 큰 축인 법인세와 소득세를 개편한다.
법인세는 대부분의 국가가 단일세율 또는 2단계 세율을 적용하지만 한국은 4단계의 누진세율로 운영되고 있다. 또 최저세율인 10%가 적용되는 과세표준도 2008년 이후 2억원으로 유지되고 있어 현실화 필요성이 지적됐다.
이에 정부는 앞서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하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세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과세표준 5억원까지 특례세율 10%를 적용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매출액이 100억원, 이익률이 5%인 중소기업의 과세표준은 5억원으로, 현행대로라면 2억원까지는 10%, 나머지 3억원은 20%의 세율이 적용돼 8000만원의 법인세를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개정안을 적용하면 납부해야 할 세액은 5000만원으로 현행 대비 3000만원 감소한다.
기업활력제고 부문의 또 다른 축은 원활한 가업승계를 지원하는 것이다. 중견기업의 승계 지원을 위해 가업상속공제 적용 대상 중견기업 범위를 매출액 4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확대한다. 가업영위기간에 따른 공제한도도 기존 대비 2배씩 상향하기로 했다. 최대주주 주식할증평가 또한 공정거래법에서 정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을 제외하고 폐지할 방침이다.
기재부는 가업상속공제 대상 확대가 상속세를 내기 어려운 회사를 지원하기 위한 취지와 다르게 운영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기업을 일궈온 세대가 기업을 상속해야 하는데 세율이 높아 주식이나 자산을 팔아야 하는 문제는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이나 마찬가지”라며 “상속세를 부담하다보면 고용이 안되고 (기업의) 연속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 매출 규모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서민과 중산층 세 부담 완화를 위해 소득세 하위 2개 과세표준 구간 상향을 추진한다. 현재 1200만원까지 6%, 1200만~4600만원까지 15%가 적용되는 소득세율을 1400만원까지 6%, 1400만~5000만원까지 15%로 조정한다. 반면 총급여 1억2000만원 초과자는 근로소득세액 공제 한도를 5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축소한다. 이와 함께 식사비 부담 완화를 위해 식대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한도를 월 20만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이 같은 소득세 개편에 따라 1인당 약 80만원 가량의 소득세 경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과표 구간 조정에 따른 세수 감소 규모는 약 1조6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와 함께 무주택 세대주가 부담하는 월세액 세액공제율을 현행 최대 12%에서 15%로 상향하고 신용카드 사용금액 소득공제 지원을 강화한다.
이번 개편을 통해 대규모 세수 감소가 예상되지만 일회성 감소가 아닌 민간의 소비 및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세제개편에 따라 2026년까지 13조1000억원의 세수 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에 6조4000억원이 줄어들고 2027년에는 7조3000억원이 감소한다.
세목별로는 소득세가 2조5000억원 줄고 법인세가 6조8000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증권거래세도 1조9000억원 감소하고 종합부동산세는 1조7000억원 줄어든다.
세 부담은 개인이 내는 세금은 3조4000억원 줄고 법인이 내는 세금은 6조5000억원 감소한다. 개인 중 서민과 중산층의 세수감소 규모는 2조2000억원, 고소득층은 1조2000억원의 세부담 경감이 예상된다.
추 부총리는 “세수감소 규모는 총 국세 수입의 3% 수준으로 통상적인 국세 증가 규모인 5% 이내에 해당한다”며 “이번 세제개편안은 근본적인 세입 기반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민간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 주체인 기업,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과 중신층을 위해 재원이 쓰여지도록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