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호스 이상의 유니콘 드라마가 국내외를 매료시키고 있다.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가 사건을 해결하며 성장하는 휴먼 법정 드라마다.
케이블TV 채널에서 이례적이라 할 0.9%로 시작한 드라마는 최근 마무리된 6회분에서 10%에 가까운 시청률 급등세를 기록했다. 최근 넷플릭스 내 2395만시간 시청시간과 함께 '글로벌 톱10(7월4~10일 기준)' 비영어권 TV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시청률 외에 화제성 측면에서도 강세를 보인다. 뉴스 기사·블로그 및 커뮤니티, SNS 반응을 기준으로 한 굿데이터 TV 화제성 드라마 순위 7월 2주차 결과에서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화제성 50.16%로 2위인 tvN 드라마 환혼(11.52%)을 다섯 배 가까운 차이로 따돌렸다.
출연자 부문에서도 강태오(이준호 역)와 박은빈이 나란히 1~2위를 거머쥔 가운데, 극 중 우영우의 동기 최수연 역의 하윤경(4위), 직장상사 정명석 역의 강기영(7위), 기회주의자 동기 권민우 역의 주종혁(8위), 우영우 절친 동그라미 역의 주현영(11위) 등이 최상위권에 대거 자리했다.
수치 결과는 소셜 채널과 언론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정유미, 김세정, 윤세아, 김혜수, 방탄소년단 RM, NCT 도영, 세븐틴 호시, 차은우, 남규리, 그룹 라잇썸 등 다양한 셀럽들은 하나같이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별똥별 역삼역” 등 드라마 속 명대사 언급을 하거나 박은빈, 주현영 등 배우들을 향한 애정을 표하는 등 '우영우 앓이'를 하고 있다.
소녀시대 윤아나 그룹 라잇썸 등은 수년 전 댑(dab) 댄스를 연상케 하는 소위 '우영우식 인사법'을 따라하는 모습을 보이며 소셜 '밈(meme)'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영우 앓이는 왜 이어지고 있는 것일까? 대부분의 콘텐츠 전문가는 소셜대중이 보이는 주된 관심사와 결을 맞춰 '착하고 재밌는 드라마'라는 표현으로 그 이유를 설명한다. 좀비물이나 갈등, 배신, 복수, 막장 등 시청 감각을 자극했던 '매운맛 콘텐츠'에 대한 피로도가 착한 콘텐츠에 대한 수요를 불러일으켰고, 그에 따른 대표 작품으로 우영우가 잘 맞물렸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실제 심리학 전공자로서 자폐이론과 텍스트를 기본으로 캐릭터 소화에 신중했던 박은빈과 그를 둘러싼 강기영, 강태오, 하윤경, 주현영 등 동료배우의 연기호흡, 이를 뒷받침한 '김사부' 시리즈의 감독 유인식, 영화 '증인'의 문지원 작가 등 제작진의 치열한 고민이 더해진 성과로도 비쳐지고 있다.
tvN '악마판사' 문유석 작가는 개인 SNS 글을 통해 “숱한 천만영화 감성과 차별화되는 담백함과 절제가 오히려 더 큰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으며, 김조한 NEW ID 이사는 라디오 인터뷰로 “분노, 화가 많았던 예전과 달리 선한 콘텐츠가 그리운 시점에 착하고 재밌는 콘텐츠라는 결합되기 어려운 요소들이 잘 맞물린 덕분”라고 분석했다.
'우영우'를 연출한 유인식 감독은 복수 언론을 통해 “소박한 이야기에 이토록 크게 공감해 주셔서 감격스럽고 감사할 따름이다. 자폐인을 비롯한 소수자 감수성, 착한 이야기 갈증이 드라마 만드는 사람들이 가진 선입견보다 훨씬 크게 대중의 마음 속에 이미 자리잡고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 감독은 “영우와 준호의 기발한 데이트, 한바다 식구 각자의 성장기, 아버지가 숨겨둔 옛이야기, 영우에게 던져주는 그라미의 엉뚱한 꿀팁도 재밌을 것”이라고 이후 방영분 포인트를 전했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지난 15일 종방연과 함께 촬영을 마무리한 가운데, 매주 수~목요일 밤 9시 방송된다. 오는 23일에는 오전 11시 30분부터 12시간 동안 몰아보기 특별편성으로 방송된다.
박동선 전자신문인터넷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