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컬쳐의 힘, 문화 디지털 혁신으로 날개를 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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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정보원장 홍희경

지난 2년 전세계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게임’, 그리고 방탄소년단(BTS)까지 다양한 한국 문화가 사랑을 받았다.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 배우는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대중예술이 갑자기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이유가 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우리는 언제나 늘 좋은 영화, 좋은 드라마가 있었다. 단지 세계가 지금 우리에게 주목할 뿐이다.”

그동안 쌓아 올린 ‘K-컬쳐’의 힘은 디지털 시대를 맞아 더 폭발적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의 확대와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생성되고 공유되는 디지털 기술이 든든한 조력자가 된 셈이다. 문화 분야에서도 ‘초연결’과 ‘융합’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혁신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할 필연적 과제가 되었다.

새 정부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국민, 기업, 정부 모두가 협력과 상생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정부를 의미한다. 사회 전 분야에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대에, 민관이 함께 성장하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정부의 계획은 국민의 기대에 눈높이를 맞췄다고 하겠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 디지털전환 정책(‘21.12)’ 발표와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22.7)’을 시행하고, 국방부도 ‘국방 디지털 대전환 추진(’22.3)‘을 발표하는 등 각 부처에서 디지털 전환을 주요 정책과제로 채택하여 빠르게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민들이 손쉽게 체감할 수 있고, 전 세계로 가치를 알릴 수 있는 문화 분야에서는 오히려 종합적인 디지털 전환 계획이 더딘 편이다. 2021년 12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발표 자료에 의하면 디지털 전환의 사회적 수용성이 가장 낮은 분야 중 하나가 문화 분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2022년 기준 문화체육관광부의 정보화 관련 예산은 1,656억원으로 전체의 2.2%에 불과하고, 그나마 대부분 개별 시스템과 콘텐츠 구축이라 통합된 기획은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현실이다.

문화정보화 전담기관인 한국문화정보원은 2002년 설립 이후 정보화의 불모지에 가까왔던 문화체육관광분야에서 정보시스템 구축, 문화정보서비스 구현, 데이터 플랫폼 마련 등을 선도해온 성과가 있다. 그동안 아날로그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디지털로 저장 변환하는 ’정보의 디지털화(Digitization)‘로서의 정보화 개념은 산업 전체의 비즈니스 혁신과 새로운 가치 창출이라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의미로 확장되어 왔다. 이에 따라 한국문화정보원은 지난해 4월, ‘문화 디지털 전환 전문기관’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공식 선포하고, △문화정보서비스 지능화 △문화 데이터 생태계 조성 △디지털 기반 확대라는 3대 전략 목표를 설정하여 핵심 과제에 집중하고 있다.

문화정보 통합사이트 ‘문화포털’에 비대면 서비스 ‘집콕문화생활’을 시도하고, 인공지능 자율주행 문화해설로봇 ’큐아이‘, 5G 실감형 데이터 공동활용, 전통문양 메타버스 데이터 구축 등의 신기술 융합서비스를 시행하는 한편, 국가와 기관이 생성한 문화 데이터를 수집, 연계하고 구축, 개방하는 기능과 역할에 더해 민간 데이터와 연계하여 유통 활용할 수 있도록 문화 빅데이터 플랫폼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히 정보화 전담기관의 개별 사업을 넘어 문화체육관광 전 분야 디지털 정책에 대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정보원과 함께 ‘문화 디지털 혁신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앞으로 민관이 함께하는 디지털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통합지원센터를 운영하여, 개별 문화 기관들이 진행하는데 한계가 있는 과제를 우선 순위에 따라 통합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목표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관별 수준 진단과 필요한 역량강화 교육, 컨설팅 지원도 포함된다. 문화 분야의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 발굴 뿐만 아니라, 각 기관이 보유한 사업 성과들이 통합적으로 공유되어 연계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국가 예산의 효율적인 활용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문화체육관광분야의 종합적인 디지털 계획이 다소 늦게 시작되기는 했지만, 정책적인 지원과 관심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의 구현에도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UN 전자정부 발전지수 2위라는 우리의 전자정부 역량이 국민이 이루어온 자랑스러운 ‘K-컬쳐’에 든든한 날개가 되어 상상 그 이상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

한국문화정보원장 홍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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