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로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집권 여당 당대표의 당원권 정지라는 초유의 사태지만, 당 내부에서는 예상된 결과라는 분위기다. 향후 당 분위기는 이 대표의 징계 수용 여부에 크게 갈릴 전망이다. 하지만, 이 대표가 징계에 불복하더라도 대표직 유지는 어렵다는 것이 당 중론이다.
당 윤리위원회 징계 결정 이후 국민의힘 내부는 이 대표의 향후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당원권 정지 처분으로 현실적으로 당대표직 유지가 힘든 상황이지만, 불복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징계 의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 윤리위에 이의신청 할 수 있다. 이 대표가 이의신청을 하더라도 윤리위가 기각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해당 사안을 법정으로까지 끌고갈 수 있다. 그만큼 이 대표측에서는 “어떠한 처분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 강하다.
당분간 징계와 불복의 과성에서 극심한 당 혼란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이 대표의 지지층인 이른바 '이대남'들의 탈당사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당권을 잡은 이후 20만명에서 80만명까지 늘어난 당원이 얼마나 줄어들지도 관심 포인트다.
하지만 이런 여파에도 국민의힘은 전반적으로 이 대표가 물러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 이미 당 여기저기서 충돌하며 분란의 기폭제 모습을 보였던 만큼, 앞으로 있을 또 다른 사건보다는 지금 상처를 도려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 대표가 징계에 불복한다 하더라도 당대표직을 유지할만한 당심이 없는 셈이다.
'이준석 대(vs) 윤핵관'의 대결구도도 실체가 분명치 않다고 보고 있다. 윤핵관이 있을 수 있지만, 이 대표도 갈등을 벌이는 인물들이 모두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상황은 이 대표의 프레임 정치이자 여론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한 지 2개월된 상황에서 집권여당 구성원은 모두 친윤계열이어야 한다”면서 “이 대표가 난처할 때마다 친윤계와 대립 구도를 꺼내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징계는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다. 이 대표의 선택을 기다려야 하지만, 지도부도 당도 지금 상태로는 나아갈 수 없다”라며 이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