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 찬반투표 결과 71.8% 찬성
사측 "성숙한 자세로 교섭 마무리 기대"
올해 임금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차 노동조합이 '쟁의행위(파업)'를 가결했다. 무분규 타결을 이어왔던 노조가 4년 만에 실제 파업을 강행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일 전체 조합원(4만6568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 결과, 투표자 4만958명(투표율 87.9%) 중 3만3436명(재적 대비 71.8%)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4일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교섭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파업권을 갖게 된다. 노조는 6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해 파업 일정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낸 것은 사측과의 교섭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강성 성향인 노조 집행부는 사측이 일괄 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여름휴가 전인 이달 중순이나 말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한일 무역분쟁과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무분규로 타결했다. 2019년과 지난해에도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가결했으나 실제 파업하지는 않았다.
올해 교섭에서 노조는 기본급 16만52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수당 현실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신규 인원 충원과 정년 연장, 고용 안정, 임금피크제 폐지, 미래차 산업 관련 국내 공장 신설·투자 등도 별도로 요구했다.
대화 가능성은 남아 있다. 노조는 지난달 22일 교섭 결렬을 선언한 이후 본교섭을 중단했으나 실무교섭은 병행 중이다.
현대차는 “지속되는 반도체 수급난과 글로벌 경제위기 가속화 등 대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노사가 더 성숙한 자세로 교섭을 조속히 마무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여파로 올해 6월 현대차 판매실적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5% 줄었다. 국내와 해외 판매는 각각 13.0%, 2.5% 감소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