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138→136곳…카카오 '계열사 다이어트' 지지부진

게임·웹툰·퀵서비스·대리운전 등
유사 사업 계열사 '흡수합병' 택해
정리한 만큼 신규 추가…변동 '0'
사업 전면철수 카드 등 특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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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카카오의 계열사 보유 현황

카카오의 '계열사 축소' 약속이 겉돌고 있다. 올해 말까지 계열사를 100여개로 줄이겠다고 선언했지만 지난 6개월 동안의 행보는 지지부진하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계열사를 어떤 방식으로 정리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해 5월 기준 국내 계열사를 136개 두고 있다. 문어발식 경영에 비판이 쏟아지던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도 136개사를 계열사로 보유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법인까지 합하면 여전히 190여개사에 이른다. 이보다 앞서 김성수 카카오 공동체얼라이먼트센터(CAC)장은 4월 기자회견에서 “카카오 핵심 사업에서 벗어나거나 비효율적으로 운영 또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있는 계열사를 계속 정리하겠다”며 올해 30~40개사를 줄여서 100여개사로 슬림화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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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유사 사업을 하는 계열사를 모기업에 흡수합병하는 식으로 몸집을 줄이고 있다. 올해 초 소셜카지노 게임 관련 계열사 에픽스튜디오, 엔프렌즈게임즈, 지우게임즈, 펠릭스랩을 모두 카카오게임즈 손자 회사인 에이치앤씨게임즈에 흡수합병했다. 웹툰 및 웹소설 기반 스토리 게임 제작사 애드페이지는 카카오게임즈, 엠지 플레잉과 오늘의픽업은 물류 관련 기업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각각 흡수합병했다. 퀵서비스 부문 계열사 바달과 대리운전기업 유캠프는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인 케이드라이브로 흡수했다. 상반기에 10개가 넘는 계열사가 정리됐으나 신규 계열사가 그만큼 추가적으로 생기면서 결과적으로 계열사 수에는 변동이 없게 됐다.

카카오 측은 22일 “카카오가 제시한 성장 목표인 '비욘드코리아'의 큰 축이 콘텐츠 사업인데 빠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인수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면서 “시너지 확대와 경영 효율화를 위해 계열사 통합 등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기 위해 30여개 제작사를 인수,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들 기업의 흡수합병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사업을 반드시 철수하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에 비해 관련 계열사 정리 속도는 더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꽃배달 분야는 정리됐지만 미용실, 손톱관리, 문구, 교육 등 사업의 변화는 아직 없다. 골목상권 보호라는 본래의 취지에 맞게 정리하기 위해선 모회사로의 흡수합병이 아니라 사업 전면 철수 카드가 필요하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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