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개입나선 중국...또다른 무역장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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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e스포츠 영향력을 확장하고 체제유지를 위해 100개 이상 기업을 모아 e스포츠전문 위원회를 설립했다. 시진핑 정부의 중국몽과 e스포츠 굴기가 만나 더 세분화된 통제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e스포츠 국제 표준화 작업과도 마찰이 예상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운영하는 비영리단체인 중국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중국음향및디지털출판협회, CADPA)가 게임퍼블리셔, e스포츠 관련 기업과 협력해 e스포츠공작위원회를 창립했다.

부회장사에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웨이보, 비디오플랫폼 콰이슈, 퍼블리셔 텐센트, 넷이즈, 퍼펙트월드, 대회 주최사 VSPN, TJ스포츠를 비롯해 라이브스트리밍 후야와 비리비리, 프로구단 에드워드 게이밍(EDG) 등이 이름을 올렸다. 스마트폰 브랜드 오포, 마이크로소프트차이나, 유비소프트, 소니엔터테인먼트, 도우 등 e스포츠 관련 102개사는 평회원으로 참여한다.

이로써 중앙선전부는 CADPA 산하 e스포츠공작위원회와 심의 및 산업 협회 격인 중국게임공작위원회를 비롯해 판호를 발급하는 국가신문출판서 그리고 출시 게임 사후 관리를 담당하는 온라인게임도덕위원회 등 게임 관련 조직을 보유하게 됐다.

e스포츠공작위원회 표면적인 설립 목적은 e스포츠 생태계 발전이다. 인프라와 시스템을 구축하고 협회사들의 중지를 모으는 실무를 협의한다. 하지만 중국 시장과 오랜기간 사업을 해온 게임업계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현재 판호처럼 무역장벽을 쳐서 해외 사상이 유입되는 걸 막을 것으로 예상한다.

첫 번째 근거는 e스포츠공작위원회 위치다. e스포츠공작위원회는 CADPA 산하 조직이다. 쑨수산 CADPA 총재는 중국 국가위원회인 인민정치자문회의 의원이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가 게임관련 규제를 발표할 때마다 게임공작위원회를 통해 환영 입장을 표했다. e스포츠 역시 게임공작위원회를 통해서 게임 규제 강도가 높아질 때마다 새 규정에 맞춰 운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두 번째는 중국 신문화패권주의다. 쑨수산 총재는 e스포츠공작위원회 설립 인사말로 e스포츠가 정부에 봉사하고 청소년을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업계 표준을 정하고 정부와 소통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의 사상 작업을 e스포츠 씬에서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 시진핑 정부는 중국몽을 앞세워 교육, 과학기술, 외교 등 각종 영역에서 사상을 지도하고 있다.

집단주의적가치를 주목하면서 애국주의적 경향과 민족주의적 경향을 기반으로 문화패권주의를 청소년에게 주입하고 있다. 각종 문화계에서 중국과 마찰이 일어나는 사상적 배경이다.

우리정부가 추진하는 e스포츠 표준화 사업과도 마찰이 예상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작년 한중일e스포츠대회를 기점으로 e스포츠 업계 표준을 설정하기 위한 움직임을 펼치고 있다. 중국이 e스포츠공작위원회를 통해 표준화를 추진하면 시장규모가 압도적인 중국에 유리한 의견이 명문화될 가능성이 있다. 각종대회에서 중국팀이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주장들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우려는 커진다.

익명을 요구한 대중국 전문가는 “시진핑 시기의 중국몽은 민주주의와 중국의 전통문화, 사회주의 선진문화가 결합된 문화강국을 제시하고 있다”며 “세계 속의 중국, 중국 속의 세계 규칙을 다시 쓰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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