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롯데 등 업계 전반
중국 보따리상 유치에 사활
여행사 수수료 상승으로 이어져
상한제 재도입 요구 목소리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면세업계 연간 송객수수료 추이 면세업계 송객수수료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중국 보따리상(따이공) 의존도가 더욱 높아진 데다 상반기 중국 정부 봉쇄령이 겹쳐 경쟁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송객수수료 상한제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최근 면세점 매출 대비 송객수수료율은 40%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사드(THAAD) 배치 보복 여파를 맞은 지난 2017~2018년 이후 최대치다. 코로나 직전인 지난 2019년 말 10% 초반대까지 떨어졌던 송객수수료율이 코로나를 거치면서 4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송객수수료는 단체 관광객을 유치한 여행사·가이드 등에게 지급하는 알선 수수료를 뜻한다. 지난 2017년 이후 따이공이 면세업계 큰 손으로 부상하면서 송객수수료는 대부분 따이공을 유치하는 중국 여행사에 지급되고 있다.
최근 송객수수료 상승세는 지난해보다 가파르다. 호텔신라의 경우 1분기 송객수수료가 417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4% 늘었다. 같은 기간 면세 사업 매출액이 9799억원임을 감안하면 송객수수료율이 약 42%대까지 오른 셈이다.
롯데면세점 또한 송객수수료율이 40% 안팎을 오가고 있다. 면세점 송객수수료를 포함한 호텔롯데 전체 지급수수료는 679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4% 증가했다.
연간 송객수수료가 역대 최대치를 다시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전체 송객수수료는 2조3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된 바 있다.
출혈 경쟁 원인은 높은 따이공 의존도다.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면세업계는 매출 90% 이상을 따이공으로부터 올리고 있다. 특히 상반기는 중국 정부 봉쇄조치 영향으로 따이공 몸값이 더욱 올랐다는 전언이다. 하반기 여행 수요 회복세가 예상보다 저조하다면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관계당국도 최근 상황을 우려했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지난 15일 면세점 업계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과도한 송객수수료에 대한 면세업계 자정 노력을 당부한다”며 “필요시 정부 차원 대책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송객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시 나오고 있다. 업체들이 지급하는 송객수수료율의 포괄 상한선을 정해 출혈 경쟁을 피하자는 취지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검토됐었으나 업계 이견으로 논의가 보류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여행수요 회복에 맞춰 경쟁이 완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부족한 수요를 유치하기 위한 출혈 경쟁을 피할 수 없었다”며 “하반기 해외 입국 관광객이 늘어나고 내국인 수요가 더 살아나고 있어 턴어라운드가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