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상거래 환경을 가진 한국 물류 시장은 잠재력이 높습니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창고 자동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맷 홉랜드(Mats Hovland Vikse) 오토스토어 최고수익책임자(CRO)는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한국 물류 시장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전자상거래 비중은 30%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e커머스 시장 규모도 세계 4위 수준”이라며 “다만 미국·유럽 등에서 e커머스 활성화와 함께 창고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된 것에 비해 한국은 아직 시작 단계에 있어 수요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오토스토어는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글로벌 창고 자동화 시스템 기업이다. 독자 개발한 '큐브 스토리지' 기술을 통해 스마트 물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지분 40%를 약 28억달러(약 3조5921억원)에 인수해 화제가 됐다.
큐브 스토리지는 창고를 큐브형 공간(그리드)으로 나눠 인공지능(AI) 무선 조종 로봇들이 필요한 물건을 피킹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기존에 선반형 방식보다 밀도가 4배 이상 높은데다 피킹 작업도 로봇이 대체할 수 있어 인건비도 아낄 수 있다. 현재 전세계 40개국 기업의 700개 물류 창고에서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호텔신라, 롯데쇼핑 등이 도입했다.
그는 큐브 스토리지 장점에 대해 유연성과 안정성을 꼽았다. 그는 “표준화를 통해 모든 유형의 공간에 바로 설치할 수 있다”며 “전세계에 설치한 모든 시스템의 평균 가동 시간은 99.7%로 효율성과 안정성이 최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큐브 스토리지 시스템은 현재 식료품·의류·기계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크기 또한 소규모 식료품 창고부터 3000평 이상 대형 전자업체 창고까지 다양하다. 전체 시스템이 모듈·표준화돼 있고 분해·재배치가 가능해 기존 인프라에 쉽게 통합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는 “물류시장에서 기업들이 겪는 문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비슷하다”며 “소규모 기업들을 위해 시스템 사용량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구독 모델을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토스토어는 지난 2020년 한국 지사를 설치하고 국내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전세계 6번째이자 아시아 2번째 지사다. 현재 LG CNS, 삼성 SDS, 두산 로지스틱스 등 국내 시스템 솔루션 기업들과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그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주문 처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지만 대부분 투자가 운송·분류 시스템에만 집중돼 있다”며 “상당수 한국 기업들이 내부 물류 자동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복수의 한국 유통·e커머스 대기업들과 계약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 시장 진출 계획도 밝혔다. 홉랜드 CRO는 “아시아 시장은 물류 자동화 보급률이 가장 낮기 때문에 중요한 성장 영역”이라며 “한국은 물류 산업 성장을 포착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위치”라고 평가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