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중소 알뜰폰사의 전파사용료 감면 기간 연장을 추진한다. 중소 알뜰폰사가 시장 내 이동통신 자회사, 금융 대기업 등과 경쟁하는 상황 속에서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는 알뜰폰 전파사용료를 이통회선(MNO)과 차등화하는 방안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과기정통부가 기획재정부와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전파사용료 감면 기간 연장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파사용료는 주파수와 같은 전파자원 사용자에게 부과하는 일반회계상 관리세다. 가입자당 비용이 부과되며, 기업이 부담한다. 알뜰폰의 전파사용료는 이통회선과 같은 분기별 2000원으로, 공용화율·환경친화계수·로밍계수·이용효율계수 등 일부 감면요소가 적용될 경우 약 1260원이다.
전파법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대기업과 중소사업자 모두 예외 없이 100%를 지불해야 해 중소 알뜰폰 사업자를 중심으로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과기정통부는 2020년 전파법 시행령을 개정해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 대해서는 2022년까지 전파사용료를 전액 감면했다. 대기업 계열사 알뜰폰에 대해서는 2021년 전파사용료 납부 금액의 20%, 2022년 50%를 내도록 했고 내년부터 100%를 부과할 예정이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도 원칙적으로는 전파사용료 감면기간이 끝나면 100%를 내야 할 상황이지만 추가 감면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중소사업자의 경우 대기업 계열군과 같이 운영 자본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통 자회사와 KB 리브엠 등이 강력한 마케팅을 내세워 차별화된 요금제와 경품 등을 제공하고 있어 경쟁을 위해서는 추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전파사용료를 100% 낼 경우 업계 전체가 약 300억원을 추가 부담하고 이 가운데 중소사업자는 약 200억원 전파 사용료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중소알뜰폰은 이 같은 비용 부담이 수익 악화 직격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알뜰폰 관계자는 “전파사용료를 내면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이 약 420원 정도 줄어드는 셈”이라며 “중소 알뜰폰사의 경우 흑자 전환을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아 전파사용료를 낼 경우 적자, 심하게는 폐업의 위기에 부딪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뜰폰 정책과 전파법 시행령은 과기정통부 소관이지만, 국가 세입 일반회계 전반은 기획재정부 소관이어서 두 부처 간에 협의가 필수다. 과기정통부는 중소 사업자의 어려움을 들며 기재부를 적극 설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과 이통 자회사, 대기업 계열사 등을 포함해 알뜰폰 시정 전반에서 전파사용료 별도 단가를 설정해 차등화하는 등 종합적인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임시조치에 가까운 기간 연장만으로는 1~2년 후 또다시 같은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
알뜰폰 이용자 후생 강화라는 정책적 목적에 따라 전파사용료에 대한 조정을 탄력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사물인터넷(M2M) 회선의 경우, 모바일 결제 등 관련 산업 발전이라는 정책적 목표 달성을 위해 전파사용료를 2000원에서 30원으로 대폭 할인한 사례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이통 자회사 등 다른 알뜰폰 기업도 알뜰폰 전반의 전파사용료를 낮춰달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통신 서비스별 전파사용료 현황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