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중 하나인 D램의 도매 거래 가격이 4개월 만에 하락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른 경제 불안과 PC·스마트폰 판매 둔화 등으로 재고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 5월 기준 DDR4 8GB 기준으로 D램 가격이 4월 대비 3%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제품의 5월 개당 가격은 전월보다 0.1달러 낮은 3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4GB 제품은 1개당 2.43달러 가량으로 조사됐다. 4월과 비교해 3% 하락했다. 이전 세대 제품인 DDR3 4GB 제품 가격은 같은 기간 4% 낮아진 1개당 2.2달러로 조사됐다. D램 가격이 일제히 내림세를 보인 것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창궐 이후 재택근무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D램 가격이 상승했다. 하지만 재택근무 수요가 주춤해진 작년 3분기경부터 하락 기조로 전환됐다. PC 판매량이 줄면서 D램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와 세계적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불황 등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스마트폰 세계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8%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총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3% 감소한 13억57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도시봉쇄가 지속되면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이 출하량에 타격을 줄 것으로 봤다.
닛케이는 그동안 꾸준히 성장한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경기 불황 우려 탓에 주요 기업이 관련 설비 투자에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일본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완제품 제조사가 보유한 D램 재고가 늘고 있다”면서 “D램의 6월 도매 거래 가격도 (전년 동월 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