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하이브 주가 23% 폭락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9년 만에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발표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4일 오후 9시 공식 유튜브 채널 'BANGTANTV'(방탄티비)를 통해 '찐 방탄회식'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영상에서 방탄소년단은 지난 9년 간 달려온 소회를 전하며 단체 활동 잠정 중단과 함께 당분간 개인 활동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단체 활동 중단이 그룹 해체는 아니라고 못박았다.
리더 RM은 팀 활동에 전념하다보니 개인의 성장에 소홀한 것 같다며 팀활동 중단의 배경을 전했다.
RM은 먼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셨다. 왜 9주년에 앤솔로지 앨범을 내느냐고"라며 "돌려 말하지 않고 딱 팩트만 말하자면 원래 (방탄소년단의) 시즌1은 '온'(ON)까지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 다음부터는 쉼없이 활동만 이어갔다"며"이전까지는 우리팀이 손 위에 있는 느낌이었는데 '버터'(Butter)랑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부터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라며 정체성을 잃은 것 같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슈가 역시 동조하며 "가사가, 할 말이 나오지 않았다"며 "항상 괴롭게 곡 작업을 해왔지만, 과거에는 스킬이 부족해서 쥐어 짜내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진짜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반복되는 일상으로 인해 담아낼 메시지가 없다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당분간 단체활동을 중단하는 대신 솔로 음악 활동을 본격적으로 펼치며 개인의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첫 개인 활동은 제이홉이 연다.
RM은 "믹스테이프(비정규앨범)라고 했던 콘텐츠를 이제 (정식) 앨범으로 본격적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제이홉의 콘텐츠부터는 정식으로 발매할 것이다. 각각 개인의 뭔가를 발현하기에는 너무 늦긴 했다"고 밝혔다.
제이홉은 "개인 앨범에 대한 방탄소년단의 기조 변화를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며 "방탄소년단의 챕터 2로 가기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진은 "나는 배우가 하고 싶었다"며 "아이돌을 하게 되면서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니 그쪽(배우)에 대한 미련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인생은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단체활동 잠정 중단 발표에 소속사인 하이브(352820) 주가는 급락했다. 15일 오전 10시 48분 기준 하이브 주가는 전일 대비 23.06% 떨어진 14만 8500원이다.
증권가에서는 단체 활동 잠정 중단 이유에 대해 군입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했다. 멤버 진은 올해 안으로 입대를 해야 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회사 측의 공식적인 발표가 있기까지 실적 추정과 목표주가의 추가 변동은 없을 것이나, 주가는 내년 BTS의 실적 공백을 감안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BTS 실적 공백을 가정한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6000억원, 2000억원, 2024년은 각각 2조원, 3700억원으로 실적 공백 확정 시 2024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에 목표 PER를 30~35배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13년 데뷔해 글로벌 수퍼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다섯 번 정상에 올렸고, 메인 싱글차트 '핫100'엔 협업곡 포함 6곡을 정상에 올렸다. 미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상인 '그래미 어워즈'에 2년 연속 노미네이트 돼 기대를 받기도 했다. 최근엔 미국 백악관에 초청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에 관해 논의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