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가·물류비 상승 지속...원가 부담에 고민 깊은 식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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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장 보는 시민의 모습.(사진=연합뉴스)

국제 곡물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해상 운임과 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류 비용도 대폭 증대하면서 식품업계 원가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정부가 나서 물가 안정을 위한 긴급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하반기에도 도미노 가격 인상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시카고 선물거래소의 지난 10일 종가 기준 대두 가격은 부셀 당 1745.5달러로 연초대비 401.5달러(29.87%) 상승했다. 소맥의 경우 인상 폭은 더욱 크다. 소맥(SRW)의 경우 연초대비 41.26%증가한 1070.75달러(부셀)에 소맥(HRW)는 47.73%높아진 1169.25달러에 거래됐다. 이 외 옥수수(31.23%) 대두유(43.76%), 원당(0.26%)도 연초보다 크게 오른 수준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더해 물류비 부담도 크게 늘고 있다. 다시 급등하기 시작한 해상 물류비에 더해 최근 화물연대 파업으로 대체 차량을 구하기 위한 비용 증가분도 원가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성수기를 맞은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경우 제품 출고량이 평소보다 절반 이하 수준이며 제주삼다수는 지난 주말 육지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운송률이 평시보다 40% 이하에 그쳤다. 자사앱인 삼다수앱에서 제주삼다수 판매가 올해 두 차례 중단된 바 있는 제주개발공사도 이번 파업 여파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지난 8일 제주항이 봉쇄되며 제품을 배에 실을 수 없었고 이후 봉쇄가 풀렸지만 수도권으로 향하는 운송이 일부만 재개됐다.

이러한 상황에 올 하반기에도 식품 도미노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제분, 제과, 라면 등 가공식품 원재료인 밀가루는 작년 말 기업간거래(B2B) 공급가 인상 이후 소비자 가격도 잇따라 올랐다. 통상 B2B 계약의 경우 3~6개월 단위로 이뤄져 하반기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곡물가 상승분과 물류비 등을 반영해 B2B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물류비 등을 감안해 올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원가 부담이 커져 추가 가격 조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당장 하반기는 아니라도 연말이나 내년 초 가격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식용유·돼지고기 등 식품 원료 7종에 대해 연말까지 0% 할당관세를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제분업계에 546억원을 투입, 밀가루 가격 상승분의 70%를 지원할 방침이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