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0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박 3일간 한국을 방문했다. 성공적인 정상회담과 더불어 눈여겨 봐야할 것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기업 위상은 물론 미래의 방향성과 가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우주산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삼고 '우주강국 도약 및 대한민국 우주시대 개막'을 국정과제로 채택하면서, 이제 '우주로의 항해'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 우주산업과 관련한 대한민국 기업의 위상은 걸음마 단계다. 50∼100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항해의 시작점에서 정부 5년은 미래를 견인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므로 이런 관점에서 몇 가지 제안을 해본다.
우주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류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우주 환경'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여기에는 유인 또는 무인 플랫폼(위성, 우주선, 우주정거장, UAM 등)과 통신수단, 통제 수단, 지상을 포함한 공간적인 운영 기반시설은 물론, 필요시 공격·방어 수단과 AI 운용체계 등도 포함될 것이다. 우주 환경은 영화 속에서 꿈꾸어 왔던 미래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을 의미하며, 어느 국가나 기업이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우주 환경을 주도해 나가느냐가 우주 선진국 진입에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현실을 돌아보자, 통신위성, 기상위성, GPS위성, 다목적위성, 초소형 위성, 다양한 플랫폼과 구성품, 지상 발사체 개발 등이 현재 추진되고 있다. 해당 사업을 주관하는 담당 부처와 연구소 등 관련 기관, 관련 업체는 정해진 기간에 사업 성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주 관련 플랫폼의 운용 주기가 5년 이내인 점을 고려하면 부품을 국산화하고,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먼저 부품 국산화의 경우,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부품을 해외 생산품에 의존하며 초소형 위성을 제외한 대부분 위성은 해외 업체와 기술협력 등을 통해 이미 발사·운용되고 있어 부품 국산화 계획은 요원한 실정이다. 둘째로, 부품과 더불어 고부가가치를 가진 핵심기술 확보는 관련 기관과 업체에서 안간힘을 쓰지만 기술 주권을 틀어쥔 일부 국가에 의해 독점되고 있어 향후 사업추진시 반드시 최우선 전략적 선택사항으로 고려돼야 한다.
과거 불가능으로 여겼던 전투기·대형선박·잠수함 등의 플랫폼과 전투·운용체계가 국산 명품으로 탄생되는 현실을 교훈으로 삼아 지금부터 역점을 두고 우주분야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부품과 기술을 개발해야만 수출도 가능한 우주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우주환경 분야의 주도와 우주 선진국 진입은 관련 부품과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정부, 연구기관, 기업의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노력이 필수다. 기술 확보와 운용은 디테일을 바탕으로 추구돼야 하며, 스핀 온·오프(Spin on-off)는 물론 전 산업과 지식·기술 공유 및 협력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다.
미국의 머큐리, 아폴로 프로젝트처럼 우리도 대한민국 우주 프로젝트를 통해 모두의 역량을 결집하면 K-반도체, K-베터리 같이 머지않은 미래에 각국 정상이 우주 분야의 K-테크(Made In Korea) 기업을 찾는 영광의 그날이 올 것이다.
최종태 예비역 공군소장·前 국방정보본부 정보기획부장 jchoi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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