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메타버스 '마인드플니스(Mindfulness)'

#설왕설래 메타버스

'코로나19 팬데믹' 막이 내려질 찰나 누구나가 그동안 전개된 전체 줄거리를 살피게 된다. 그 가운데 '메타버스'라는 신조어는 백미였다고 할 수 있다. 유사 이래로 역병 시대에 이런 희망에 찬 키워드는 드문 경우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월'(Meta)이라는 뜻이 주는 신비함과 '세상'(Universe)이라는 말이 주는 기대감이 메타버스(Metaverse)가 앞으로 인류의 미래라는 희망의 언어를 만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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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메타버스라는 단어는 저성장의 꿉꿉한 분위기에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가로질러 증권가를 완전히 압도하는 디지털 키워드가 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시장을 넘어 막전막후의 정치권에서 사정없이 그것을 향도한 것이다. 어찌 보면 그런 여운은 아직도 진행형이고, 앞으로도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요즘 메타버스 관련 학회나 협회가 꾸려지면서 이에 대한 본질적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기존의 기술적으로 획정적이던 메타버스 개념, 즉 증강현실(AR)·가상현실(VR)·혼합현실(XR)·라이프로깅·거울세계니 하는 디지털적 접근보다는 이제 철학적으로 좀 더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어떤 이는 메타버스가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적 현실을 포함해 전개되는 디지털 현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제 소유권 없는 땅을 사는 메타버스에서의 행위도 시뮬레이션으로 살 집을 가상적으로 경험하는 메타버스에서의 행동도 모두 같은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하나의 상식이 성립되고 있다.

#팩트체크 메타버스

그런데 이보다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메타버스를 활용한 재택근무와 비대면 학습시간은 우리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의 현실을 직접 보여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의 근무, 즉 상관을 볼 필요가 없고 동료와의 교류도 점점 줄어드는 근무 형태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함께 학교에서는 교사와 친구도 필요할 때만 보는 탈권위적 존재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요컨대 원격근무나 VR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근무 또는 학습 형태가 더 이상 관념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앞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된다 해도 메타버스적 현상은 점점 줄어들 기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 현실의 큰 흐름이 그것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과거 컴퓨터나 모바일 중심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물리적 실제감의 확대는 이제 점점 사회적 실제감 이상의 효과를 낳고 있다. 메타버스 기기라 할 수 있는 VR 고글이나 AR 글라스가 앞으로 그것을 더욱 확산할 것임은 분명하다. 메타버스 디지털 기술이 곧 출시할 구체적인 상품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정말 몇 년 안에 인간의 두뇌를 신경학적으로 연결하는 인터페이스가 메타버스의 중심이 될 확률이 높다. 초연결·초지능이라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넘는 새로운 첨단 미래 현상이 정말로 도래하게 되는 것이다.

#투자마인드와 경제마인드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 자세라 할 수 있다. 바야흐로 뷰카(VUCA) 시대다. 뷰카는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첫 글자를 딴 신조어다. VUCA 시대라고 하지만 복잡할 때는 생각을 명료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먼저 시계열적 관점을 받아들여 메타버스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카테고리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시간 관념의 이해는 결국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구체적 관점으로 결정된다. 그것을 경제마인드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메타버스를 '우리가 현실에서 어떻게 도입하고 확대할 것인가'라는 아주 구체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 현실을 어떻게 디지털로 전환할 것인가'라는 대체적인 기술 적용 문제로 정리된다.

물론 정확한 경제마인드적 적용은 도리어 메타버스의 관심을 줄어들게 할 수도 있다. 최근 언론에 소개되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메타버스 주가의 대폭 하락이나 메타버스 사회의 회의론이 바로 그것이다. 사실 새로운 기술이라 해도 가상이니 새로운 공간 또는 현실감 떨어지는 아바타니 하는 것은 결국 지극히 관념적이고 추상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투자마인드적 관점이 지극히 필요한 영역이다. 한마디로 구체적이고 실재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조금은 철학적 개념으로 상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그런 차원에서 보면 경제마인드와 투자마인드를 %로 적당히 조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아주 현실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에 대한 경제마인드와 앞으로 미래 사회에 대한 디지털 투자 마인드를 설정해서 다시 조정할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 마인드플니스

몇몇 산업 분야에서 메타버스 투자가 뚜렷하게 일고 있다. 하지만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실체는 도리어 메타버스가 무엇이냐는 회의론을 생성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새로운 현상이라는 것은 그렇게 물리적으로 다가오지 않기도 한다. 메타버스 인프라 자체도 아직은 원활하지 않지만 대기업 중심 플랫폼 기업의 향도도 사용자를 갑갑하게 만들기도 한다. 새로운 메타버스 디바이스가 빨리 출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요원하기도 하다. 또 현재 중소기업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메타버스 콘텐츠도 실제 사용해 보면 부족하고 답답하고 재미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메타버스 투자는 약진하고 있다. 대체로 흔들림이 없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를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 마음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 결국 경제마인드로 메타버스 영역을 정확히 진단하고 투자마인드적 관점에서 새로운 메타버스 영역을 열어 가야 한다. 회의적이거나 단절적이거나 해서는 도리어 디지털 현실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메타버스는 인류가 역사에서 그래 온 것처럼 지금 현재의 마음을 챙기면서(Mindfulness) 다가가야 하는 일종의 철학적 문제이지 않을까 한다. 하긴 현실적으로 메타버스의 윤리적 문제도 있고, 앞으로 열어갈 인간의 행복한 미래라는 관점에서 메타버스는 철학적 고민이 수반되어야 한다. 미세하게 흔들리면서도 끝까지 자북을 향하는 나침반의 자세로 임해야 하는 철학적 개념이다.

김정권 한반도메타버스연구원장·광운대 교수 kjg@kw.ac.kr

〈필자 소개〉

광운대 인제니움학부대학 교수로, 한국정치사를 전공한 정통 역사학자이다. 특히 신라 말기에서 고려 중기까지 통일-분열-재통일 역사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학내에서 신문사 주간교수, 대외국제처장, 국제교육원장, 스마트융합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부터 한반도메타버스연구원장직을 맡아 남북통일과 북한인권 연구에 메타버스 관점을 도입, 디지털 융·복합 연구의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남북이 북한 핵문제 때문에 고착된 상태에서 '디지털 혁신'으로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한반도 디지털 통일 길라잡이'로서의 소명을 다하고 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에서의 철학이나 윤리 문제까지 연구 영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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