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기술로 만들어진 3세대 블록체인 엔진 '사슬'의 메인넷이 출격한다. 완벽한 탈중앙화를 구축하면서 속도 문제를 해결, 비트코인의 1000배 이상 TPS(초당 거래속도)를 구현했다. 탈중앙화와 보안, 확정성을 모두 충족할 수 없다는 '블록체인 트릴레마'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 아티프렌즈는 이 달 중 '사슬' 메인넷 가동을 본격 개시한다. 사슬 메인넷에 기반해 채굴되는 코인과 대체불가토큰(NFT)을 보관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이재인 아티프렌즈 부대표는 “탈중앙화를 유지한 상태로 트릴레마를 극복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생각한다”며 “로컬에서는 최대 3000TPS, 글로벌에서는 800~1000TPS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1세대 블록체인은 최초로 분산장부 공유기술이 도입된 비트코인 시대(2009~2015)를 뜻한다. 이후 스마트 계약 기술을 포함해 다양한 응용 기술이 도입된 이더리움 시대를 2세대(2015~)로 구분한다.
3세대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를 유지한 상태로 1~2세대의 한계로 지적되던 속도 문제와 보안성을 충족해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탈중앙화 시스템에서는 해킹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솔라나, 아바란체, 클레이튼 등을 3세대 블록체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들 메인넷은 빠른 속도를 위해 탈중앙화를 어느 정도 포기한 것으로 간주된다.
사슬 블록체인 엔진 특징은 이전 세대 기술의 한계로 제시되던 파이널리티(불변성)과 저장공간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에 있다. '머클트리' 개념을 적용해 모든 노드 컴퓨터가 같은 데이터를 보유하지 않고도 네트워크가 유지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파일공유 프로그램 '토렌트'에서 각 사용자가 시드를 유지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비트코인 작업증명(PoW) 방식의 경우 6번 블록이 승인되는 것을 기다려 결제가 최종 확정되는데, 이 결제가 뒤집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측면에서 불변성이라고 한다. 비트코인은 블록 1개 생성에 10분이 걸리기 때문에 파이널리티까지 1시간이 걸리게 된다.
속도를 크게 개선한 이더리움 역시 1개 블록 생성에 15초 가량이 걸리기 때문에 1분 30초 정도가 필요하다. 결제를 포함한 실제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블록체인이 3세대 블록체인을 주장하는 대부분 프로젝트 역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티프렌즈의 견해다.
아티프렌즈는 초기 우아한형제들에서 검색엔진 개발과 전산인프라 개발 운영 등을 맡았던 이정우 대표가 이끌고 있다. 초기 블록체인 시장에서 암호화폐공개(ICO)가 남발됐던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블록체인 엔진을 기술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에만 집중해 왔다. 사슬 메인넷에 코인 채굴 기능이 들어있긴 하지만 다른 프로젝트와 달리 가상자산거래소 상장 등 계획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이재인 부대표는 “모든 노드가 동일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블록체인의 고정관념을 깼다고 생각한다”며 “서로 동일한 데이터가 아니라도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낭비되는 저장공간 문제를 해결한 것의 아티프렌즈의 특허기술이자 해결방안”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