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교육권력' 균형 맞췄다…진보교육감 전성시대 막내려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와 보수진영이 균형을 맞췄다. 보수는 약진했고 진보는 후퇴했다. 각각 7곳에서 우세를 거뒀고 3곳에서는 경합을 펼쳤다. 8년간 지속된 진보교육감 독주 체제가 저물면서 교육 지형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에 따르면 오후 11시 기준 17개 교육감 중 진보성향 교육감은 서울을 비롯해 전국 10곳에서 우세로 나타났다. 그중 부산·인천·경남 3곳은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이다. 지난 선거에서 전국 14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던 진보 진영의 약세가 나타났다.

보수성향 후보는 7곳에서 앞섰다. 최종 개표결과가 나와봐야하지만 경합 지역을 감안하면 최소 7곳, 많게는 10곳에서 보수 교육감이 탄생할 전망이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진영 약진은 달라진 정치 지형 판세를 반영한 결과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데다 수년간 이어진 진보교육감 체제에 대한 피로감이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서울에서는 조희연 현 교육감의 당선이 유력하다. 단일화에 실패한 보수 후보들이 각개전투를 펼치면서 진보성향의 조 후보가 3선 고지를 밟았다. 조희연 후보는 '줄세우기식 평가 반대' '자사고 폐지', '민주시민, 노동인권 교육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학교 자치와 교장 공모제 확대, 서울형 기초학력 보장제, 서울형 공립대안학교 설립 등 정책이 추진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디지털 교육에도 탄력이 붙었다. 조 후보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금융·경제 교육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주요 격전지였던 경기와 제주에서도 보수진영 우세로 나타났다. 경기도 교육감에서는 보수 측 임태희 후보가 성기선 후보를 앞섰다. 지난 13년간 경기 교육을 이끌어온 진보의 아성이 무너졌다. 경기도 직선제 도입 이후 줄곧 진보성향 후보가 교육감에 당선됐다. 임 후보는 아침급식 및 9시 등교 폐지, 디지털 역량(DQ역량) 강화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제주 교육감에도 김광수 후보가이석문 후보와 격차를 벌리며 당선이 유력하다. 대전 교육감 선거에는 설동호 후보가, 세종 교육감에는 최교진 후보가 당선이 예측됐다. 충북 교육감으로는 윤건영 후보가, 충남 교육감에는 김지철 후보가 앞섰다. 강원 교육감으로는 신경호 후보가 유력하다.

경합 지역인 부산과 인천, 경남에서는 진보성향 후보가 오차범위 내 우위다. 부산에서는 김석준 후보가 근소하게 하윤수 후보를 앞섰다. 인천 교육감에는 도성훈 후보가, 경남 교육감에는 박종훈 후보가 초접전 양상에서 우위를 점했다.

개표 결과에 따라 지난 8년간 이어진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가 끝나고 교육현장에 보수와 진보간 세력균형이 맞춰졌다. 투표율이 낮아지면서 진보성향의 유권자들이 결집하지 못했고 보수 후보군의 단일화도 성과를 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