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민주 당 쇄신 목소리 커지고, 국힘 정국 운영 힘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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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 종합상황실이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등이 자리를 비워 썰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선거 연패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 보궐선거까지 포함하면 내리 3연패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국회 172석으로 압도적 힘을 지녔지만 국민 여론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음이 표로 증명됐다. 당 쇄신과 개혁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투표 다음날인 2일부터 정치권에는 정계 개편의 후폭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민주당은 지도부 총사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그간 당내 주류였던 586세대의 퇴진이 속도를 내는 동시에 차기 당권을 둘러싼 갈등이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쇄신 작업은 강도 높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침묵했던 목소리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올 태세다. 이미 선거 과정에서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으로 선거 여론에 악영향을 미쳤던 만큼 당내 불만의 목소리는 최고조에 달했다. 당 내부에서는 “당 지도부와 선대위가 과연 선거에 이기려고 하는 의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불평이 공공연하게 퍼져있다.

일각에서는 지도부 사퇴와 586세대 퇴진을 넘어, 당 세대교체와 함께 정책 방향의 제고까지 거론하고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원인에 대한 통렬한 반성도 필요하다. 선거운동 당시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외쳤던 '팬덤정치 극복'에 공감하며 지방선거를 당의 체질을 바꾸는 분수령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8월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통 친문 계열과 이재명계의 당권 경쟁도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재명 후보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전제 선거 패배에 대한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의 책임이 있는 만큼 당 장악력에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은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그동안 민주당 내 강경파 그늘에 가려졌던 온건파의 입지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며 새 인물론이 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후반기 국회에선 정치지형 변화도 감지된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더 강한 국정 추진력을 얻게 됐다. 국회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여론 지지를 확인한 만큼 의회 원구성 협상에서도 목소리를 키울 수 있다. 최대 쟁점인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두고도 당초 여야 합의대로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더욱 힘을 실릴 수 있다.

실제로 민주당 내부에서도 법사위원장 양보 의견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당초 합의를 철회하고 법사위원장을 확보해 의회 장악력을 유지하더라도, 이에 따른 여론 반감을 생각하면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2년 뒤 있을 국회의원 선거를 생각할 때 지금까지와는 다른 태도로 여론을 되돌려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시절 전반기 국회에서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차지했다. 이미 합의까지 된 상황을 번복해서 민주당이 또다시 법사위원장을 가져오는 것은 명분이 크지 않다”며 “지난 총선 180석의 압도적 승리가 부작용을 낳고 있다. 민주당이 독주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편이 나은 선택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방선거를 승리한 국민의힘도 숙제가 남아있다. 이준석 대표의 경우 '성 상납 의혹'으로 윤리위 징계 절차가 시작된 터라 향후 거취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역시 연내 조기전당대회를 열어 안철수 후보가 차기 당권주자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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