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정치 일선에 복귀한다. 대선 패배 후 3개월 만이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도 국회에 재입성한다. 이번에는 제3당이 아닌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으로다.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6·1 지방선거)와 함께 열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 결과(밤 11시 30분 현재) 이재명 상임고문은 인천 계양을에서 53.29%를 득표, 46.70%에 그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를 6.59%포인트(P) 차로 앞서고 있다.
이 상임고문이 이 추세로 당선이 확정되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송영길 전 대표를 대신해 2년 동안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국회의원이 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 입문 뒤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으로만 활동해 왔다.
이 상임고문의 정치 일선 복귀가 예측됨에 따라 대선 패배 후 혼란을 겪던 민주당도 어느 정도 안정감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 상임고문 개인으로서는 야권 내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굳히는 한편 윤석열 대통령 '대항마' 행보도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민주당 초강세 지역인 인천 계양을에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에 불과 6.59%P 차로 앞서면서 대권주자로서의 파괴력에는 의문 부호가 달렸다. 향후 정치 행보에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짙다. 인천 계양을은 2000년 이후 7번의 총선(보궐선거 1번)에서 6번 민주당이 승리한 지역이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은 18대 국회 보궐선거에서만 한 차례 승리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이 이 상임고문을 국회에 입성시키기 위해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와 성남시가 아닌 인천 계양을에 전략 공천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상임고문이 공약으로 내건 김포공항 이전 및 인천국제공항과의 통합이 현실화될지도 관심사다. 김포공항 자리에 신도시를 개발, '제2의 판교' '제2의 분당'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번 지방선거·보궐선거 최대 이슈였다. 문제는 대선 때 당이 폐기한 공약인 데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권주자라도 해도 이 상임고문, 국회의원 1명이 추진하기란 불가능하다. 결국 당론으로 추진해야 하는데 민주당 내 반대 의견이 상당한 점도 걸림돌이다.
이 상임고문과 함께 지난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도 국회 재입성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은 국민의힘 경기성남 분당갑 후보로 나섰다. 64.75% 득표율로 35.24%에 머문 김병관 민주당 후보에 29.51%P 차로 압승이 예상된다. 약 30% 차이의 압승이 예측되면서 여당 내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굳히는 한편 향후 당권 경쟁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2013년 19대 국회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던 안 위원장은 20대 국회에 이어 세 번째로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 그때와 달라진 점은 이번에는 제3당, 대안세력이 아닌 여당 후보로서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점이다. 국민의당이 여당인 국민의힘과 합당하면서다. 안 위원장은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정치 생활 9년 8개월 했는데 매번 3자대결, 4자대결, 5자대결만 하다가 양자대결을 해보기는 정치인생에서 처음”이라며 여당 후보로서의 이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안 위원장은 백신·반도체 등 기술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외교·안보 관계가 중요해졌다면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대구 수성을에서는 이인선 국민의힘 후보가 82.65% 득표율을 기록하며 17.34%에 그치고 있는 김용락 민주당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 강원 원주갑도 박정하 국민의힘 후보가 66.12%로 원창묵 민주당 후보(33.87%)를 압도하고 있다. 경남 창원의창도 김영선 국민의힘 후보가 63.82%로 36.17%에 머물고 있는 김지수 민주당 후보에 승기를 잡았다. 반면 충남 보령·서천은 나소열 민주당 후보와 장동력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50.09%, 49.90%, 제주 제주을도 김한규 민주당 후보와 부상일 국민의힘 후보가 47.63%, 46.87%로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