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전 업계가 중국의 도시 봉쇄와 글로벌 반도체 대란이라는 이중고에 빠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재고 부족 등이 이어지면서 생산성 확대에 빨간불이 켜졌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최근 일본 가전 업계가 공급망 혼란으로 주요 판매 거점에 상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가전양판점 매장에서는 재고 부족으로 주문 후 1~2개월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닛케이에 따르면 특히 세탁기 재고가 부족한 상태다. 현재 일본 가전 시장에 유통되는 드럼세탁기 40종 가운데 70%가 '재고 없음'으로 나타났다. 히타치, 샤프 등 일부 제조사 기종은 오는 8월에나 출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냉장고는 전체 제품군 가운데 30%가 품절이다.
여름을 앞두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에어컨도 각사의 공급 계획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모델은 가을에 접어든 9월 초순에나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가전업계는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도시 봉쇄에 나서면서 공급망이 흔들렸다고 진단했다. 인력 및 화물 이동이 제한되면서 공장 가동 일정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부품을 공급받는 시기가 뒤로 밀릴수록 일본 내 생산공장 가동 일정도 늦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미쓰비시전기는 지난 21일로 예정한 신형 밥솥 모델 출시일을 1~2개월 연기하기로 했다. 파나소닉도 중국 부품 협력사의 공장 가동 중지에 따라 세탁기, 밥솥, 안마의자 등의 생산을 중단했다.
일본 종합연구소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는 한 공급망 정상화 시기를 전망하기 어렵다”면서 “'차이나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긴급 시에 확보·생산 가능한 대체처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