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무신사 등
일하는 공간·방식 전반에
직원 선택권·자율성 높여
수평적인 조직문화 구축
국내 플랫폼 업계 대표주자들이 잇따라 엔데믹 이후 새로운 근무제를 내놓으면서 이들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가 '뉴노멀'로 자리 잡을 지 관심이다. 단순히 출근 횟수를 줄이거나 재택근무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일하는 공간·방식에 대해 직원 선택권과 자율성을 높이고,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무게중심을 뒀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오는 7월 부터 새로운 근무제를 시행한다. 네이버는 주3일 출근과 전면 원격근무를 병행 도입했고, 카카오는 물리적 공간의 근무제를 없애고 '메타버스 근무제'라는 파격적인 일하는 방식를 시도한다.
앞서 무신사는 지난달부터 '주 3일 출근'을 골자로 한 새로운 근무제도를 전격 시행했다. 임직원들은 1주일에 3일만 사무실로 출근하면 되고,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4시간만 근무하는 '얼리 프라이데이'를 신설했다. 당근마켓도 사무실 출근과 재택을 자유롭게 병행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 2년 넘게 자율적으로 '재택근무'를 확대해왔던 플랫폼 업체들은 엔데믹 이후에도 기존 재택근무 연장선에서 한층 더 새로운 시도를 하는 모습이다. 공통점은 '자율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두 가지 근무제를 제시해 직원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 절반 이상인 55%가 전면 원격근무를 택했고, 나머지가 '주 3일 출근제'를 선택했다. 이들은 분기별로 근무제를 바꿀 수 있다. 카카오 역시 직원이 일하는 장소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선택한 곳에서 자유롭게 근무하되, 항상 팀원들과 가상공간에서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무신사도 주 3일 출근을 기반으로 하되, 오전 8~11시 사이에 직원들이 알아서 출근 시간을 선택하는 '자율 출근제'를 확대·적용했다. 당근마켓도 직원들이 스스로 재택근무 혹은 사무실 출근을 자유롭게 정하고, 업무 시작 시간을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플랫폼 업체들이 선제적으로 '일하는 방식'에 혁신을 시도하는 데는 보다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이루기 위해서다. 설립 초창기에는 이러한 조직 문화가 어느정도 유지됐지만 기업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면서 수직적이고 관료적인 문화로 변질되는 것을 우려해서다.
최근들어 플랫폼 업체간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수 인재 유입 과정에서 일하는 방식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연 근무제'가 이미 채용 시장에서는 필수조건이 되면서 기업도 자율적이면서 유연한 근무제를 갖추는 데 공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이 자기 주도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개인 만족도를 업무 효율성으로 연결하도록 하는 모습”이라며 “많은 기업이 이들 플랫폼 기업의 근무제도 혁신을 참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표>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들의 새로운 근무제 도입 현황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