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 대기업이 오프라인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선다. 업황 회복이 가시화된 만큼 새로운 성장 모멘텀 마련을 위해 오프라인 경쟁력을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구상이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향후 5년간 온라인 채널보다 더 많은 자금을 오프라인 사업 강화에 투입한다. 대면 소비 회복과 새 정부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그동안 정체기를 겪었던 오프라인 유통산업에 성장 활로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롯데는 백화점·마트 리뉴얼과 복합쇼핑몰 개발에 약 8조원을 투자한다. 신세계 역시 백화점·이마트·스타필드 등 오프라인 점포 출점에 11조원을 쓰기로 했다. 온라인 투자 계획으로 잡은 3조원보다 4배 가까이 많은 자금을 오프라인 사업에 집중 투입한다.
양사 모두 오프라인 투자에 방점을 찍었다. 야외 활동이 늘며 위축됐던 오프라인 소비가 크게 회복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온라인 출혈 경쟁보단 오프라인 강점을 되살리는 방법을 택했다.
오프라인 사업에 대한 전망도 밝다. 대한상공회의소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에서 대형마트는 온라인 쇼핑을 제쳤다. 대형마트 2분기 RBSI는 97로 1분기 88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e커머스는 107에서 96으로 크게 줄었다.
롯데와 신세계는 매장 리뉴얼을 통해 외형을 키우고 체험형 점포를 늘릴 방침이다.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오프라인만의 강점을 극대화해 집 밖으로 나온 소비자를 끌어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롯데는 올해 백화점 사업에 5467억원을 투자해 전면 재단장에 나선다. 지난 2019년부터 시작한 본점 전관 리뉴얼 작업을 마무리하고 잠실점·강남점도 리뉴얼을 차례로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제타플렉스·맥스·보틀벙커 등 특화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잠실점을 리뉴얼한 제타플렉스는 매출이 작년대비 20%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냈다. 온라인에서 취급하기 어려운 신선식품, 와인 등 체험이 강조되는 품목을 더 강화하는 전략으로 고객 유인 요소를 높였다. 서울 상암, 인천 송도 대규모 복합몰 개발 사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마트 역시 점포 재단장에 집중한다. 올해 6개 이상의 점포를 추가로 리뉴얼해 소비자 발걸음을 돌리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양사 모두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등 체험형 시설이 결합한 대규모 복합 상업시설 개발에 전사 역량을 집중한다. 신세계그룹은 화성테마파크 사업 등 복합개발사업에 2026년까지 4조원을 투자한다. 경기 수원과 경상남도 창원, 인천 청라에 스타필드 신규 출점이 예정돼있다. 복합몰 개발사업은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과 고용 유발 효과가 크다. 신세계는 복합 개발사업에 따른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약 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롯데 역시 이번 투자 계획 발표를 통해 서울 상암, 인천 송도 대규모 복합몰 개발 사업에 속도를 올린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옴니채널' 모델이 새로운 트렌드”라며 “고객 경험을 재설계하기 위해 오프라인 기반을 강화하려는 차원의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