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통업계가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과 치솟는 물가에 소비성향이 급변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메이시스 백화점 등 미국 소매 기업이 26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난 2~4월 실적에서 이 같은 현상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순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 전환, 채산성 악화를 기록한 기업이 전체 기업 가운데 40%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라 미국 소매 기업 대부분이 조달비, 인건비 등에서 부담이 늘었다고 봤다. 이를 어떻게 해결했는지가 각사 실적의 명암을 좌우했다고 풀이했다.
월마트의 2~4월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3% 감소한 53억달러(약 6조6900억원)를 기록했다. 월마트는 최근 장기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인플레이션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향후 비용 증가에 따른 가격 인상 등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할인형 대형마트 타켓의 2~4월 영업이익도 작년 보다 43% 줄었다. 가전, 의류 등의 판매량이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맥도날드는 판매가를 인상해 실적 악화를 막았다. 지난 1분기 비용이 20% 이상 상승했지만 가격을 올려 이윤을 확보했다. 햄버거, 음료 등의 가격은 작년 보다 평균 8% 상승했다.
코카콜라도 30%가량 판매가를 높이면서 이윤 방어에 나섰다. 닛케이는 도매 비중이 높은 코카콜라는 다른 소매 기업과 비교해 협력망으로 비용을 전가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에 의존하는 월마트 등과 비교해 해외 매출이 높은 것도 강점으로 꼽았다.
현재까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경제 확산 영향으로 혜택을 받은 전자상거래 기업들도 수익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아마존과 이베이의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60%, 10%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들면서 오프라인 소매점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닛케이는 앞으로 고물가 행진이 지속되면 할인 가게 등 저가 소매점 이용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1달러 매장'으로 알려진 달러 트리의 2~4월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40% 늘었다. 저가 재고를 확대한 것이 수익 확대에 이바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