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업계에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인력 부족이다.
글로벌 반도체 4대 장비 업체의 연구개발 인력 1만명 중후반대 수준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세계 메모리 반도체 1, 2위 업체가 있는 우리나라에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램리서치, ASML, 도쿄일렉트론(TEL)이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을 고려하면 연구 인력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우리나라 반도체 평균 인력은 수천명 수준이다. 국내 1위 반도체 장비 업체 세메스의 연구 인력은 2500명 수준이다. 세계 1위 장비사 AMAT 인력 대비 2만여명 적다. 신규 인력을 뽑아야 하지만 인력 채용은 고사하고, 기존 인력을 붙잡는 것도 애를 먹을 정도다. 실제로 반도체 중견 장비 A사는 작년 전체 인력 8% 정도가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 또 다른 장비 업체로 인력이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인력 수를 늘리기 위해 최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계약학과 신설 방안이 논의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계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 특히 국내 대기업이 경력직 전문 인력을 뽑기 시작하고, 반도체 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업체가 늘면서 장비 업계는 인력 유출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반도체 장비 분야별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기계 △전기 △전자 △화학공학 △소프트웨어(SW) 등 장비 관련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엔지니어와 현장에서 일할 생산직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는 소부장 계약학과를 민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만들거나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예산을 일부 지원해 주는 방식을 제안한다. 우수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기초 학문을 가르칠 교수도 필요하다. 대학이 학생들을 가르치면 기업은 현장 교육을 할 수 있다. 장비 업계에서는 기업이 직접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실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도 시작됐다. 중국 반도체 기업 베이팡화창은 반도체 시장 공략을 위해 8000명을 신규 채용했다.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기술 개발과 인재 확보를 적극 추진해왔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장비업체 자국 유치와 기술 제공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