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락 사태 테라, '2.0'으로 부활?…이르면 27일부터 가동

업계 회의적인 시각 여전

가치 폭락으로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을 흔든 한국산 암호화폐(가상화폐) ‘루나’와 그 기반이 된 ‘테라’ 블록체인이 곧 부활해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테라는 25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terra_money)을 통해 "테라 2.0이 곧 온다"며 "테라 생태계는 압도적인 지지로 새로운 블록체인의 탄생과 우리 커뮤니티의 보전을 요청하며 '제안 1623'을 통과시키기로 표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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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찬성표를 얻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 제안 1623. 사진=테라 투표 사이트 ‘테라 스테이션’

제안 1623은 지난 18일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가 표결에 부친 내용이다. 가치가 폭락한 루나와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D(UST)를 폐기하고 새로운 블록체인과 이에 기반을 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제안대로라면 기존 블록체인은 '테라 클래식'과 '토큰 루나 클래식'이 되고, 새 체인은 '테라'와 '토큰 루나'가 된다.

테라 측이 내놓은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에 따르면, 루나 클래식과 테라USD를 보유한 사람에게 새로운 루나 토큰을 나눠준다.

새 루나 토큰의 약 35%는 가치 폭락 전 루나 클래식을 보유했던 사람에게, 약 10%는 가치 폭락 전 테라USD 보유자에게 돌아간다. 또 25%는 가치 폭락 후에도 여전히 루나나 테라USD가 있는 트레이더에게 할당된다. 나머지는 테라 커뮤니티의 투자자 풀(pool)에 분배될 예정이다.

당초 이 제안은 한 회원이 올린 테라 리서치 포럼 사전투표에서 90%가 넘는 반대표를 받았다. 특히 ‘개미’로 불리는 소액 개인투자자들이 이 계획에 반대했던 이유는 새 체인이 만들어지면 기존 루나가 담긴 체인은 회생 계획 없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고래’ 투자자를 중심으로 새 루나가 분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반발을 샀다.

헤지펀드 업계 거물인사 빌 애크먼 CEO,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등 거물 투자자들도 “루나 계획은 전체 가상화폐 생태계를 위협한다”며 비판했다.

그러나 권 대표는 블록체인상 거래를 확인하는 ‘검증인’만을 대상으로 해야한다며 투표를 강행했고, 결과는 65%가 넘는 찬성표를 받으며 통과됐다. 루나 보유량에 비례해 거버넌스 투표권이 분배되는 방식에 따라 개미들의 목소리는 사실상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테라는 앞으로 거래소를 통해 이들에게 새 루나 토큰을 분배하기 위해 바이낸스, 바이비트와 협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업계에선 이르면 27일부터 새 블록체인이 가동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가상화폐 업계에선 아직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하다. 가상화폐 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야 부사장은 "테라 프로젝트 전반에 대해 커다란 신뢰의 상실이 있었다"며 "이미 개발자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잘 확립된 플랫폼이 많다. 테라가 이 가운데 성공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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