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엔데믹 바람타고...유통가 해외 현지 사업장도 리오프닝

롯데, 10개 해외면세점 영업 재개
신세계 '뉴파운드 1호점' 개점
GS·BGF리테일 베트남 등 현지 사업 확장

Photo Image

유통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제동이 걸렸던 해외사업에 다시 속도를 낸다. 엔데믹 시대에 발맞춰 휴업 상태였던 현지 사업장을 재가동하고 해외 투자도 본격 추진한다. 전세계 일상회복 확산과 해외출장 정상화로 글로벌 사업 재개에 적합한 환경도 마련됐다. 글로벌 비즈니스가 본격 재개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성장성이 높은 해외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롯데는 동남아시아와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본격화한다. 동남아에서는 여행 수요 회복에 맞춰 문 닫은 사업장을 다시 열고, 미국에는 바이오와 배터리 소재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 투자한다.

Photo Image
롯데면세점 시드니시내점

먼저 면세점은 다시 열린 하늘길을 따라 해외 사업장 정상화 작업에 분주하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나트랑깜란공항점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해외 사업장 영업을 재개했다. 현지 관광 수요 회복으로 올해 들어 롯데면세점 해외점 매출은 140% 증가하는 등 해외 실적도 가파른 성장세다.

롯데면세점은 글로벌 시장 입지 강화를 위한 출점에도 적극 나선다. 이달 문을 연 시드니 시내점은 롯데면세점의 오세아니아 지역 첫 신규 매장으로 683일만 신규 출점이다. 롯데면세점은 기존 해외점 운영 정상화와 베트남 다낭시내점 등 신규 오픈을 통해 올해 해외 매출 2500억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베트남 하노이시내점과 싱가포르 창이공항점까지 오픈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면세 벨트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대형마트도 해외사업 재개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상반기 내 베트남 북중부 빈시에 15호점을 열 예정이다. 당초 지난해 출점 예정이었지만 현지 정부의 방역 규제 정책으로 미뤄졌다. 올 4분기에는 인도네시아에도 도매점을 추가로 연다. 롯데마트는 올해 해외사업부문을 본부로 승격하며 글로벌 확장에 힘을 실었다. 현지 업황 안정세로 롯데마트 1분기 해외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1%, 27.8% 늘며 국내사업 부진을 만회했다.

코로나19로 미뤄진 '롯데몰 하노이'도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재개했다.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등 계열사가 보유한 베트남 현지 부동산 개발법인 롯데프라퍼티HCMC 지분을 롯데건설이 인수하며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Photo Image
롯데호텔이 인수한 미국 시카고 킴튼호텔 모나코

미국에서는 글로벌 여행 회복에 맞춰 호텔 투자를 강화한다. 롯데호텔은 올해 초 미국 시카고 중심가에 있는 킴튼호텔 모나코를 약 430억원에 인수했다. 내년 하반기에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 L7으로 새롭게 오픈할 계획이다.

유통사업뿐 아니라 그룹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신사업 투자에도 공격적으로 나선다. 롯데케미칼은 올 상반기 미국에 배터리 소재사업을 총괄하는 현지법인을 설립한다. 전지소재 사업 투자금 가운데 60%를 미국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소재 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을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한다.

Photo Image
이마트 미국 뉴파운드마켓 1호점

신세계그룹도 엔데믹 전환에 맞춰 올해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이마트는 미국 현지법인 PK리테일홀딩스를 통해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에 '뉴파운드마켓' 1호점을 열었다. 프리미엄 식료품 판매와 식음료(F&B) 레스토랑을 갖춘 독자 마트 브랜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브랜드 설계부터 직접 참여하며 각별한 애정을 쏟은 매장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지연된 PK마켓 출점에도 박차를 가한다. 상반기 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다운타운에 그로서란트 매장인 PK마켓 1호점을 열 계획이다. 이마트 연결 자회사 실적에서 미국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마트 PK리테일홀딩스 1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12.2% 증가한 4330억원이다. 미국 현지 매장수도 53개로 늘었다.

미국 자산 매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그룹 부동산 개발사인 신세계프라퍼티는 미국 현지 와이너리를 인수했다.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유명 와이너리인 '쉐이퍼 빈야드' 인수금액은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와인 시장이 급성장한 만큼 현지 양조장을 통해 와인을 직접 생산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Photo Image
편의점 CU 몽골 매장

GS리테일과 BGF리테일 등 편의점사도 엔데믹에 맞춰 해외 투자에 속도를 올린다. GS리테일은 베트남 남부 빈증성 미푹단지에 부동산 개발사업 추진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몽골과 말레이시아 성공에 힘입어 동남아 다른 국가로 추가 진출을 타진한다. CU는 2019년 베트남 현지기업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까지 맺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무산된 바 있다. 올해 들어 동남아 경제 활동이 되살아나면서 추가 영토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브랜드 뉴스룸